블록체인 기반 결제 네트워크 리플(Ripple)이 거대 투자사들의 주도 아래 5억 달러(약 7,100억 원) 규모의 전략적 자금을 유치했다. 이번 투자는 포트리스 인베스트먼트 그룹, 씨타델 시큐리티즈, 판테라 캐피털, 갤럭시 디지털, 브레반 하워드, 마셜 웨이스 등이 참여했으며, 리플의 기업가치는 400억 달러(약 56조 8,000억 원)로 평가됐다.

이번 투자는 리플이 최근 10억 달러 규모 자사주 공개 매입을 단행한 데 이은 연속적인 대형 자금 거래다. 리플 측은 기관 투자자들이 자사 성장성과 장기 전략에 거는 신뢰를 반영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브래드 갈링하우스(Brad Garlinghouse) 리플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투자는 리플의 강력한 성장세와 블록체인 기반 금융 인프라에 대한 시장의 확신을 보여준다"며, "결제에서 수탁, 스테이블코인 발행, 프라임 브로커리지, 기업 자산관리로 이어지는 확장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리플은 최근 2년여 사이 6건의 인수합병(M&A)을 완성했으며, 이 중 2건은 각각 10억 달러 이상 규모였다. 2024년 초에는 스테이블코인 인프라 기업 ‘레일(Rail)’을 인수, 리플 페이먼츠(Ripple Payments) 플랫폼에 RLUSD(리플 스테이블코인)와 XRP를 결합한 크로스보더 결제 기능을 강화했다. 현재 리플 페이먼츠의 누적 거래량은 950억 달러(약 135조 원)를 넘었고, 전 세계 75개국에서 규제 라이선스를 확보해 중개기관 없이 자금을 이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금융 인프라 고도화도 두드러진다. 특히 미 의회의 GENIUS 법안 통과 이후, 기업들은 24시간 365일 실시간 자금 활용이 가능한 RLUSD 같은 신뢰 기반 스테이블코인에 주목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리플은 작년 10월 수조 달러 규모 자금을 운용하는 기업 금융 소프트웨어 기업 ‘G트레저리(GTreasury)’를 전격 인수했고, 최근에는 프라임 브로커리지 플랫폼 히든로드(Hidden Road)를 '리플 프라임(Ripple Prime)'으로 재출시하며 RLUSD 기반 담보 시스템을 확대하고 있다.

리플에 따르면 현재 RLUSD는 출시 1년 만에 시가 총액 10억 달러(약 1조 4,200억 원)를 돌파했으며, 이 토큰을 담보로 활용하는 고객 자산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일평균 거래량은 6천만 건을 넘기며, 리플 프라임의 사업 규모는 최근 3배 성장했다. 회사는 앞으로 XRP 기반 상품을 거래하는 기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대출시장에도 본격 진출할 계획이다.

리플은 그동안 자사 직원‧초기 투자자들을 위해 전체 발행 주식의 25% 이상을 자사주로 환매하며 유동성을 제공해왔다. 이번 기관 투자 유치 역시 리플이 글로벌 금융 시스템 안에서 실질적 역할을 확대해가고 있다는 점을 방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