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초의 현물 리플(XRP) 상장지수펀드(ETF)가 11월 13일 나스닥 글로벌 마켓에 정식 상장되며, XRP 시장에 새로운 전환점을 예고했다.
이번에 출시된 ETF는 ‘카나리 XRP ETF(Canary XRP ETF)’로, 티커는 ‘XRPC’다. 투자자들은 별도의 ‘지갑 관리’ 없이도 미국 증권법(1933년 증권법)에 따라 규제받는 상품을 통해 XRP에 간접 투자할 수 있게 됐다. 이는 최근 상장된 솔라나(SOL), 라이트코인(LTC), 헤데라(HBAR) 현물 ETF와 동일한 구조다.
ETF 상장은 나스닥이 11월 12일 공식 상장 공지를 내면서 최종 확정됐고, ETF 분석가 에릭 발츄나스(Eric Balchunas)와 네이트 제라치(Nate Geraci)는 등록 서류인 ‘8-A 양식’의 제출이 승인을 위한 마지막 장애물을 넘은 핵심 행위라고 설명했다.
이번 출시를 전후해 미국 의회에서도 우호적인 규제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11월 10일 미 상원 농업위원회에서 발의된 초당적 법안 초안은 XRP와 같은 암호화폐를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감독 하에 ‘상품’으로 명확히 분류하는 내용을 담았으며, 이는 2023년 리플이 소송에서 얻은 ‘증권 아님’ 판례를 제도적으로 고착화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다만 ETF 출시는 상승 재료인 동시에 매도 압력이라는 양날의 검이 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분석 업체 크립토온체인(CryptoOnchain)은 투자자 심리를 놓고 ‘신규 자금 유입 대 기존 고래 매도’의 힘겨루기 양상을 경고했다. 최근 7일 기준 바이낸스를 향한 XRP 순유입 규모는 1,075만 달러(약 144억 원)로 전환돼, 큰손 보유자가 암호화폐를 거래소로 보내는 대표적 매도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크립토온체인은 “ETF를 통한 자금 유입이 고래 매도를 상쇄하며 XRP 상승세를 계속 견인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장기 보유자는 이를 ‘유동성 탈출 기회’로 여길 수도 있다”며, 첫 거래일의 가격 움직임에 따라 ‘폭등 혹은 실패한 랠리’로 판가름 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오늘 첫 거래일은 결정적인 시험대가 될 것이다. 거래량과 저항선 돌파 여부에 주목해야 하며, 극심한 변동성은 거의 확실하다”고 밝혔다.
작성 시점 기준 XRP는 약 2.50달러(약 3,375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최근 24시간 동안 5%, 주간 기준 8% 상승했다. 그러나 7월 고점인 3.65달러에 비해 여전히 31% 낮은 수준이며, 연간 수익률은 278%에 달한다.
이번 ETF 상장이 장기적으로 XRP의 제도권 안착 가능성을 높이는 신호로 해석되는 가운데, 단기적으로는 기관 수요와 매도 압력이 충돌하며 높은 가격 변동성이 이어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