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 현물 ETF로 7,100만달러(약 1,021억 원)가 유입되면서 기관 수요가 되살아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온체인 지표와 파생상품 시장도 서서히 안정을 찾으면서, 이더리움(ETH) 가격이 다시 2,400달러(약 3억 4,525만 원)선을 향해 반등할 수 있을지에 시선이 쏠린다. 다만 ETH 가격은 아직 2,000달러(약 2억 8,772만 원) 위를 뚜렷하게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지난주 1,745달러(약 2억 5,092만 원)까지 급락한 이후 투자 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ETF 자금 흐름과 선물·파생상품 지표에서 ‘바닥 신호’가 동시에 포착되고 있다는 점이 변수로 떠올랐다.
미국 상장 ETH ETF, 사흘 연속 유출 끊고 순유입 전환
미국에 상장된 이더리움 ETF들은 최근 사흘 연속 이어지던 순유출 흐름을 끊고, 월요일과 화요일 이틀 동안 7,100만달러(약 1,021억 원)의 순유입을 기록했다. 이더리움 가격 변동성이 확대되는 가운데서도 기관 자금이 다시 유입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변화로 평가된다. 이더리움 ETF의 총 운용자산(AUM)은 현재 약 130억달러(약 18조 7,018억 원) 수준에서 안정된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 정도 규모만 유지돼도 글로벌 헤지펀드와 대형 기관투자가들이 포지션을 유지하거나 추가 진입하기에 충분한 ‘판’이 깔려 있다고 본다. 실제로 이더리움 ETF들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16억5,000만달러(약 2조 3,778억 원)를 웃돌고 있다. 이는 유동성이 풍부하다는 의미로, 대규모 매수·매도 주문이 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줄여줘 기관 참여를 촉진하는 요인이다. 비교를 위해 자주 거론되는 상품이 미국 에너지 섹터 최대 ETF인 ‘스테이트 스트리트 에너지 셀렉트 섹터 SPDR ETF(XLE US)’다. XLE의 일일 평균 거래대금은 약 15억달러(약 2조 1,579억 원)로, 이더리움 ETF와 비슷한 수준이다. XLE는 엑손모빌(XOM US), 셰브런(CVX US), 코노코필립스(COP US), 더 윌리엄스 컴퍼니즈(WMB), 킨더 모건(KMI US) 등 시가총액 합계 2조달러(약 2,877조 2,000억 원)에 이르는 전통 에너지 대형주들을 추종하는 상품이다. 이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거래 규모를 이더리움 ETF가 만들어 냈다는 점에서, 디지털 자산으로서 ETH의 ‘제도권 편입’이 상당히 진전됐다는 평가가 뒤따른다.선물 프리미엄은 여전히 약세…그럼에도 ‘버티는’ 파생시장
ETF 자금 유입이 재개됐다고 해서 곧바로 이더리움 파생상품 시장이 강세로 돌아섰다고 보기는 어렵다. 아직까지 ‘레버리지 롱’(차입을 동원한 상승 베팅)에 대한 수요는 제한적인 모습이다. 온체인 데이터 분석업체 라비타스(Laevitas)에 따르면 2개월 만기 ETH 선물의 연 환산 프리미엄(베이시스)은 수요일 기준 5% ‘중립선’ 아래에 머물렀다. 통상 베이시스가 5%를 크게 웃돌면 선물 가격이 현물 대비 고평가됐다는 뜻으로, 강한 상승 기대와 레버리지 수요가 붙어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반대로 5%를 밑도는 수준이 장기간 이어지면 시장 참여자들이 굳이 빚을 내서까지 ETH를 매수하려 하지 않는다는 의미에 가깝다. 최근 3개월 동안 ETH 선물 베이시스는 줄곧 이 중립선 밑에서 움직여 왔다. 그럼에도 주목할 점은, 이더리움 가격이 최근 9개월 내 최저 수준까지 밀렸음에도 베이시스가 약 3% 선에서 ‘안정화’됐다는 부분이다. 이는 극단적 공포나 대규모 롱 포지션 청산이 아닌, 상대적으로 차분한 조정 국면에 가깝다는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파생상품 시장이 급격히 무너지지 않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일부 장기 투자자에게는 ‘체력’이 남아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TVL 540억달러대로 감소…수익성 악화 우려
가격 부진은 이더리움 메인넷의 핵심 펀더멘털 지표인 ‘총 예치자산(TVL)’에도 직격탄을 날렸다. 디파이(DeFi) 데이터 플랫폼 디파이라마(DefiLlama)에 따르면 이더리움 네트워크 TVL은 한 달 전 712억달러(약 102조 4,135억 원)에서 최근 542억달러(약 77조 9,777억 원) 수준으로 감소했다. TVL 감소는 곧 이더리움 기반 스마트컨트랙트에 잠겨 있는 자본이 줄고 있다는 뜻이다. 자본이 빠지면 체인 위에서 발생하는 거래·스왑·대출 등 각종 활동이 위축되고, 그 결과 네트워크 수수료(가스비)가 줄어든다. 수수료 수입이 줄면 이더리움 스테이킹 보상률이 떨어지고, EIP-1559로 도입된 ‘수수료 소각 메커니즘’도 약해진다. 즉, 가격 하락 → TVL 감소 → 수수료 및 소각량 축소 → 네트워크 수익성 악화라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다. 이더리움의 중장기 가치를 ‘체인 사용량’과 ‘수수료 소각’에 두는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가장 경계하는 그림이다.온체인 DEX 거래량·DApp 수익은 되살아나
흥미로운 점은, 이런 부정적인 거시 지표에도 불구하고 이더리움 온체인 활동 일부에서는 회복 신호가 또렷하게 관찰된다는 점이다. 디파이라마 집계 기준,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최근 7일 기준 탈중앙화거래소(DEX) 거래량은 200억달러(약 28조 7,720억 원)에 달했다. 한 달 전 98억달러(약 14조 909억 원) 수준에서 두 배 이상 뛴 수치다. 유니스왑, 커브, 밸런서 등 주요 프로토콜에서 현물 스왑과 토큰 리밸런싱 수요가 늘어나면서 전체 거래량이 동반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DEX 거래 급증은 곧 프로토콜 수수료 수입 증가로 이어졌다. 이더리움 기반 디앱(DApp)의 7일 누적 매출은 2,660만달러(약 3,828억 원)에 이르렀다. 온체인에서 실제 사용자 활동이 증가해야만 발생하는 수치라는 점에서, 단순 가격 투매 국면과는 다른 양상이 포착되고 있다는 평가다. 경쟁 체인인 솔라나(SOL)와의 격차도 다소 줄었다. 같은 기간 솔라나의 디앱 매출은 3,110만달러(약 4,476억 원)로 여전히 이더리움을 웃돌고 있으나, 이전에 비해 격차가 좁혀지는 추세다. 솔라나가 지난해부터 메메코인 열풍과 고속 거래를 앞세워 디앱 수익성에서 우위를 보였던 점을 감안하면, 이더리움 입장에서는 ‘추격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ETF·파생·온체인 지표가 가리키는 단기 반등 시나리오
최근 이더리움 가격 흐름만 놓고 보면 2,000달러(약 2억 8,772만 원) 선 안착에 번번이 실패하며 투자 심리가 위축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세부 지표를 뜯어보면, ETF 자금 유입 재개, 선물 베이시스 안정, 온체인 DEX 거래와 디앱 매출 증가 등 ‘질적인 개선’ 신호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물론 TVL 감소와 수수료·소각량 축소 우려는 여전히 부담 요인이다. 온체인 활동 회복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이어지지 못한다면, 이더리움의 스테이킹 수익성과 토큰 이코노미에 대한 의문이 다시 부각될 수 있다. 반대로 현재의 온체인 거래 증가세가 유지되거나 가속된다면, 이는 다시 네트워크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져 ETH 가격 회복을 뒷받침할 가능성이 크다. 시장에선 향후 몇 주 동안 투자자 심리가 얼마나 빠르게 회복되느냐에 따라 ETH가 2,400달러(약 3억 4,525만 원)선 재도전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거시경제 변수, 규제 뉴스, 경쟁 체인 동향 등 외부 요인에 따라 변동성은 언제든 확대될 수 있는 만큼, 단기 가격 경로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이 기사에는 투자 조언이나 추천이 포함돼 있지 않다. 암호화폐 투자와 거래에는 항상 손실 위험이 따르며, 모든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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