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중 정책 변수와 글로벌 수요 둔화 신호가 겹치며 국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10일 국제금융센터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은 미국의 고용냉각 신호와 12월 FOMC를 앞둔 경계 심리가 맞물리며 혼조세를 보였다. 미국은 10월 구인건수가 예상치를 상회했지만 채용과 해고 지표는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며 노동시장의 힘이 약해졌다는 평가가 제기됐다. 이는 금리 인하 기대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지표 간 신호가 뒤섞이면서 시장의 방향성은 뚜렷하게 잡히지 않았다.

미국 S&P500지수는 0.1% 하락했고, 달러화는 구인건수 호조에 힘입어 강세를 보였다. 10년물 국채금리는 FOMC의 매파적 메시지 가능성을 반영하며 소폭 상승했다. 구인건수는 767만건으로 예상치를 상회했으나, 채용은 전월 대비 21만명 넘게 감소해 고용 확장세가 둔화했음을 시사했다. 시장에서는 "고용 붕괴는 아니지만 상승세는 분명히 꺾였다"는 평가가 나왔다.

유럽은 미국발 영향으로 증시는 소폭 하락했으며, 독일 국채금리는 저가 매수 유입으로 되레 낮아졌다. 유로화는 약세를 보였고, 인플레이션 기대와 제조업 둔화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정책 방향에 대한 혼선이 이어졌다. 일부에서는 내년 유로존 금리 인상 가능성도 점차 가격에 반영되고 있다.

일본은 장기금리의 빠른 상승세가 부각됐다. 일본은행 총재는 "금리 상승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며 필요할 경우 국채 매입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엔화 가치는 0.6% 절하됐고, 금리 격차 변화에 대한 시장의 경계감도 커졌다. 금리 정상화 논의는 아시아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재부상하고 있다.

중국은 증시가 0.3% 하락했다. 미국이 엔비디아 AI 칩(H200)의 수출을 제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중국 정부는 오히려 자국 내 칩 수입 제한을 논의하고 있어 기술·무역 갈등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리창 총리는 미국 관세 정책이 글로벌 경제에 타격을 주고 있다고 비판하며 긴장감을 재차 드러냈다. 외환시장에서는 위안화가 소폭 절상됐지만 국영은행의 개입 징후도 관측됐다.

글로벌 거시 이슈는 복합적으로 이어졌다. 레이 달리오는 주요국 부채와 변동성 확대를 이유로 세계 경제가 단기 불확실성에 직면했다고 진단했으며, JP모건은 금리 불확실성이 심화될 경우 비트코인 등 대체자산으로의 수요가 증가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했다. 비은행 금융기관의 대출 확대로 소비자 신용 위험 파악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지적도 등장했다.

종합하면, 글로벌 금융시장은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가 일정 부분 하방을 지지하고 있으나 일본의 금리 환경 변화, 유럽의 정책 혼선, 중국·미국 간 기술 갈등 심화, 비은행권 신용위험 등 구조적 리스크가 시장 방향성을 제약하고 있다. 향후 흐름은 12월 FOMC 결과, 미국 고용·물가 지표, 유럽의 금리 경로, 중국의 정책 대응 등 주요 이벤트에 크게 좌우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