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8만 달러 지지선과 8만8000달러 매물대 사이 수급 공방
비트코인이 주요 지지 구간과 대규모 매물대 사이에 갇혔다. 하단에서는 현물 주문과 온체인 지표가 가격을 받치고 있지만 상단에서는 본전 매도가 상승을 제한하고 있다.
10월 14일 글래스노드 보고서 '암호화폐 시장, 사면초가 국면(Boxed In)'에 따르면 6개월에서 12개월 전 비트코인을 매수한 투자자의 평균 매입가는 약 8만8000달러다. 1년에서 2년 전 매수한 투자자의 평균 매입가는 10만 달러에 가깝다. 두 가격대는 올해 비트코인의 상승을 막는 저항선으로 작용했다.
비트코인은 1월 6~12개월 보유자의 평균 매입가까지 올랐다가 33% 넘게 하락했다. 5월에는 1~2년 보유자의 평균 매입가에 도달한 뒤 약 25% 떨어졌다. 1~2년 보유자는 10월 초 상승장에서도 매도 규모를 늘렸다. 비트코인이 8만8000달러 위에서 마감하기 전까지 상승할 때마다 본전 부근에서 처분하려는 물량과 맞닥뜨릴 가능성이 크다.
8만~8만1500달러에 겹친 지지선
비트코인은 활동 중인 투자자의 평균 매입가를 나타내는 실제 시장 평균인 7만8000달러를 웃돌고 있다. 단기 보유자 평균 매입가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가격은 9월 18일부터 두 지표 위를 유지해 강세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현물 ETF의 평균 매입가는 약 8만1500달러로 현재 가격과 더 가깝다. 비트코인은 10월 8일과 13일 장중 이 가격 아래로 떨어졌지만 모두 다시 회복해 마감했다. 9월 21일 이후 일일 종가는 줄곧 이 선을 웃돌았다. 일일 종가가 이를 밑돌면 평균적인 ETF 투자자가 손실로 돌아서면서 가장 가까운 온체인 지지선도 사라진다.

바이낸스 현물 호가창에서는 8만 달러에 가장 큰 매수 주문이 쌓여 있다. 기존 8만1000달러 매수벽은 10월 8일 무너졌다. 이후 한 단계 아래인 8만 달러의 매수 주문이 급증한 뒤 유지되고 있다. 이에 따라 8만~8만1500달러 구간에는 호가창 지지와 온체인 지지가 겹쳐 있다.
해당 구간이 무너지면 8만 달러 바로 아래에 형성된 청산 물량대가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다음 지지선은 실제 시장 평균이 위치한 7만8000달러 부근이다.
손실 매도 줄고 수익 실현 우위
장기 보유자의 손실 매도는 대부분 멈췄다. 장기 보유자의 실현 손실은 8월 12일 정점을 기록한 뒤 약 85% 감소했다. 2022년에는 실현 손실이 정점을 찍은 뒤 수주 안에 해당 사이클의 저점이 형성됐다. 손실 매도가 줄면서 최근 이동하는 비트코인 가운데 이익 상태에서 매도되는 물량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사용 산출물 가격 분포는 매일 사용된 비트코인을 직전 이동 가격에 따라 구분한다. 이를 통해 현재 시장에 나오는 공급이 어느 가격대에서 형성됐는지 확인할 수 있다. 2011년 이후 모든 약세장에서는 손실 상태의 매도 물량이 이익 상태의 매도 물량보다 많았다. 강세장에서는 반대 흐름이 나타났다.
6월 저점에서는 손실 상태에서 이동한 비트코인이 이익 상태 물량보다 약 12배 많았다. 이 비율은 8월 말 역전됐다. 현재는 손실 상태의 비트코인 1개가 이동할 때 이익 상태의 비트코인 약 4개가 이동한다. 이익 실현은 단기적으로 상승세를 둔화시킬 수 있지만 과거 강세장에서도 같은 구조가 이어졌다.

ETF 자금 유출로 약해진 현물 수요
미국 현물 ETF는 비트코인이 9월 말 8만5000달러를 돌파하자 매수 규모를 크게 늘렸다. 9월 21일부터 10월 6일까지 순유입액은 약 30억 달러로 2025년 11월 이후 가장 빠른 매수세를 기록했다.
다만 이 같은 수요는 지속되지 않았다. 10월 7일 이후 약 7억6000만 달러가 순유출됐다. ETF 매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고점 매수자도 본전 부근에서 물량을 내놓고 있다. 가격을 뒷받침할 신규 수요도 부족한 상황이다. 꾸준한 ETF 순유입이 재개되는지가 수요 회복을 판단할 가장 분명한 신호로 꼽힌다.
8만 달러와 8만8000달러에 쌓인 청산 물량
선물시장 포지션은 비트코인이 양방향으로 크게 움직일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레버리지 포지션의 강제 청산 가격을 추정하는 2개월 청산 히트맵에서 현재 가격 주변의 청산 물량대는 일주일 동안 20% 넘게 줄었다. 가장 큰 청산 물량은 현재 가격에서 더 먼 두 구간에 형성됐다. 하나는 8만 달러 바로 아래이며 다른 하나는 8만8000달러 부근이다. 두 물량대의 규모는 비슷하다.
가격이 8만 달러 아래로 밀리면 매수 포지션의 강제 청산이 하락을 키울 수 있다. 반대로 8만8000달러 부근까지 오르면 매도 포지션 보유자의 환매수가 발생해 단기 상승세가 강화될 수 있다. 이 구간은 6~12개월 보유자의 평균 매입가와도 일치한다. 다만 현물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숏 스퀴즈는 고점 매수자의 매도에 막혀 지속되기 어렵다.
2018년과 2022년 약세장에서 비트코인은 유통 중인 전체 물량의 평균 매입가를 나타내는 실현 가격 아래에 수개월 동안 머물렀다. 이번 약세장에서는 일일 종가가 실현 가격 아래로 내려간 적이 없다. 종가 기준 저점이었던 6월 30일에도 실현 가격보다 약 10% 높았다. 장기 보유자 평균 매입가와 비교하면 격차는 더 컸다.
이번 저점이 상대적으로 얕았다는 것은 평균적인 비트코인 보유자가 손실 상태로 전환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가격이 실제 시장 평균과 단기 보유자 평균 매입가를 다시 웃돌면서 현재 사이클은 회복 초기 단계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강이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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