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산운용 거대 기업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Fidelity Investments)가 자체 스테이블코인 '피델리티 디지털 달러(FIDD)'를 공식 출시하며 가상자산 시장의 판도 변화를 예고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피델리티 디지털 자산(Fidelity Digital Assets)은 4일(현지시간) 미국 달러와 1:1로 연동되는 스테이블코인 'FIDD'를 출시하고 개인 및 기관 투자자 모두에게 서비스를 개방했다. 이는 전통 금융(TradFi) 거인들이 가상자산 시장의 인프라를 직접 구축하고 주도권을 잡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되었음을 시사한다.
1달러의 가치, 이더리움 위에서 흐른다
FIDD는 이더리움 블록체인(ERC-20)을 기반으로 발행되며, 피델리티의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거래된다.
발행 및 상환: 피델리티 디지털 자산, 피델리티 크립토(Fidelity Crypto), 웰스 매니저용 플랫폼 등에서 1달러에 직접 매수 및 상환이 가능하다.
거래 확장성: 피델리티 내부 플랫폼뿐만 아니라, FIDD가 상장된 외부 가상자산 거래소에서도 거래가 가능하다. 또한 이더리움 메인넷 주소로 자유롭게 전송할 수 있어 디파이(DeFi) 생태계와의 상호운용성도 확보했다.
준비금 관리: 스테이블코인의 핵심인 신뢰도를 담보하기 위해 FIDD의 준비금(Reserve Assets)은 피델리티 매니지먼트 앤 리서치(Fidelity Management & Research)가 직접 관리한다.
규제 명확성 확보가 '트리거' 됐다
피델리티의 이번 행보는 지난해 여름 통과된 '지니어스 법(GENIUS Act)'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법안은 결제용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연방 차원의 명확한 규제 가이드라인을 제공함으로써, 그동안 규제 불확실성으로 인해 진입을 주저하던 전통 금융사들에게 합법적인 진입 경로를 열어주었다.
마이크 오라이리(Mike O’Reilly) 피델리티 디지털 자산 사장은 성명을 통해 "최근 지니어스 법의 통과는 결제용 스테이블코인 산업에 명확한 가드레일을 제공한 중요한 이정표"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한 "피델리티는 디지털 자산 생태계의 혁신적인 힘을 오랫동안 믿어왔으며, 수년간 스테이블코인의 이점을 연구하고 옹호해왔다"고 덧붙였다.
치열해지는 스테이블코인 전쟁
FIDD의 출시는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경쟁이 단순한 점유율 싸움을 넘어 '구조적 변화'로 접어들었음을 의미한다.
현재 테더(USDT)와 서클(USDC)이 주도하는 시장에 페이팔(PYUSD)과 같은 핀테크 기업에 이어, 피델리티 같은 전통 월가(Wall Street) 자산운용사까지 가세한 형국이다. 기존 스테이블코인들이 가상자산 거래의 매개체 역할에 집중했다면, 전통 금융사들의 스테이블코인은 국채 등 안전자산의 토큰화(RWA)와 결합하여 더 빠르고 저렴한 결제 수단으로서의 기능을 강조하고 있다.
전망: '돈의 미래'는 누가 쥘 것인가
피델리티는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에 이어 자체 스테이블코인까지 확보하며, 가상자산 생태계 내에서 '발행-수탁-운용'에 이르는 수직 계열화를 완성해가고 있다. 이는 단순한 투자 상품 제공을 넘어, 금융 인프라 자체를 블록체인 기반으로 전환하려는 장기적인 포석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FIDD의 출시는 기관 투자자들에게 가장 친숙하고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가 블록체인 위에서 달러를 유통한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며, "향후 기관 자금의 온체인 유입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