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하게 말하자. 현대의 화폐 시스템은 도덕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아니, 더 정확히는 이렇게 말해야 한다. 도덕적으로 작동할 생각이 애초에 없었다.
2008년 리먼브라더스가 무너졌을 때, 미국 정부는 "시장이 알아서 청산하도록" 두지 않았다. 규칙을 구부렸다. 세금으로 은행을 살렸다. 코로나 팬데믹 때는 경제가 멈추자 전 세계가 동시에 돈을 찍어냈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었다. 재난지원금, 소상공인 대출, 유동성 공급. 1920년대 독일 바이마르 공화국의 초인플레이션, 1929년 대공황, 2008년 금융위기, 2020년 팬데믹—매번 패턴은 똑같았다. 오늘의 고통을 미래로 미루고, 손실을 사회 전체에 나눠 뿌리고, 일단 오늘을 버텼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세계 최고의 성과를 낸 매크로 헤지펀드 매니저 휴 헨드리는 이것을 "속임수로 작동하는 시스템"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덧붙인다. 이 속임수의 청구서는 언제나 같은 사람들이 받는다고. 주식도, 부동산도, 달러 자산도 없는 사람들. 인플레이션은 평등하지 않다. 자산을 가진 사람에게 인플레이션은 그냥 숫자가 오르는 것이지만, 월세 내고 장 보는 사람에게는 매달 줄어드는 실질 소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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