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클(Circle)이 IPO를 통해 대중 시장에 데뷔하면서, 암호화폐 업계에서는 리스크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비트멕스(Bitmex) 공동 창업자 아서 헤이즈(Arthur Hayes)는 서클의 상장이 사실상 ‘스테이블코인 광풍’의 출발 신호라고 진단하며, 거품의 폭발 가능성에 대해 강하게 경고했다.
헤이즈는 자신의 서브스택 칼럼에서 서클이 IPO를 통해 약 11억 달러(약 1조 5,290억 원)를 조달한 사실을 *과대평가*라고 표현하며, 이는 금융 공학, 레버리지, 그리고 과장된 연출로 대규모 자본을 흡수하는 쇼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상장은 결국 많은 투자자를 엄청난 손실로 이끌 거대한 거품의 붕괴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가 제시한 가장 핵심적인 판단 기준은 바로 *유통력*이다. 즉,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의 성공은 해당 토큰을 광범위하게 어떻게 퍼뜨릴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헤이즈는 현재 대형 전통 금융기관과 코인베이스(Coinbase) 같은 주요 거래소들이 이미 효율적인 유통 채널을 선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신생 스테이블코인 기업들이 기존 강자의 성공을 재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그는 또한 메타(Meta)나 대형 은행들이 스테이블코인의 효율성에 밀려 ‘종말급 위기’에 직면할 것이며, 결국 자체 스테이블코인 솔루션을 구축해 제3자와의 협력을 배제할 것이라 전망했다. 이들은 독자 생태계를 구축하면서 외부 프로젝트를 완전히 밀어내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처럼 헤이즈는 스테이블코인 산업의 단기적 기회를 인정하면서도, 강력한 네트워크 효과나 인프라를 갖지 못한 기업에겐 *‘파멸로 가는 길’*에 다름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테더(USDT)가 미국 국채 보유 수익을 기반으로 엄청난 수익을 올리고 있는 점이 IPO 시장의 과열을 부추기는 핵심 요인이라고 봤다.
한편, 이러한 우려와는 달리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현재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급성장 중이다. 크립토컨트(CryptoQuant)에 따르면, 2025년 들어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은 17% 상승해 총 2,280억 달러(약 316조 3,000억 원)를 넘어섰다. 테더는 이 기간 동안 약 13% 증가해 시총 1,550억 달러(약 215조 원)를 기록했고, 서클의 USDC는 전년도 디페깅 사태에서 회복하며 무려 39% 상승해 610억 달러(약 84조 8,500억 원)를 돌파했다.
이더리움 기반(ERC-20) 거래소의 스테이블코인 보유량도 약 500억 달러(약 69조 5,000억 원)로 증가했으며, 이자형 스테이블코인도 69억 달러(약 9조 5,800억 원) 규모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헤이즈의 경고는 거품이 낀 시장에 대한 이성적 성찰을 요구하는 신호탄이다. 투자자들은 스테이블코인의 유통 전략과 시장 독점 구조, 그리고 자산 기반의 수익 모델 등을 신중히 살피는 것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