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베이스, MiCA 라이선스 획득…유럽 전역 암호화폐 서비스 본격화

미국 최대 규모 암호화폐 거래소 중 하나인 코인베이스(Coinbase)가 유럽 전역에서의 공식 영업을 위해 룩셈부르크 금융감독청(CSSF)으로부터 '암호자산시장 규제법(MiCA)' 라이선스를 취득하며 본격적인 유럽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번 결정을 통해 코인베이스는 27개 유럽연합(EU) 회원국 내에서 단일 라이선스를 기반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코인베이스의 수석 법률 책임자인 폴 그레왈(Paul Grewal)은 이번 행보가 단순한 진출이 아니라 ‘규제 준수’라는 명확한 전략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규제는 명확성을 가져오고, 명확성은 곧 기회”라며 복잡하고 파편화된 유럽의 규제 체계 속에서 MiCA가 제공하는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이 코인베이스에게 전략적 전환점이 됐다고 평가했다.

MiCA 시행 이전까지 코인베이스는 독일, 프랑스, 아일랜드, 이탈리아, 네덜란드, 스페인 등에서 개별 국가별 라이선스를 취득해 운영해왔으나, 이번 통합 규제를 통해 그간의 분산된 규제 체계를 하나로 묶을 수 있게 됐다. 룩셈부르크를 유럽 본사의 거점으로 택한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해당 국가는 블록체인 기술과 디지털 자산에 관해 가장 진보적인 입법 환경을 갖춘 곳으로 평가받는다.

코인베이스의 유럽 전략은 규제를 수용하는 방향으로 전환되는 글로벌 흐름 속에서 특히 주목된다. 미국 내에서는 규제 불확실성으로 인해 암호화폐 기업들이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 반면, 유럽은 MiCA 제도를 통해 명확한 법적 틀을 제공하며 새로운 시장 참여를 촉진하고 있다. 이 같은 환경 변화는 코인베이스 같은 주요 거래소가 유럽을 새로운 성장 거점으로 삼는 결정적인 배경이 되고 있다.

CSSF는 이번 코인베이스의 운영 허가에 대해 유럽 내 암호화폐 산업 표준 정립이라는 측면에서 중요한 사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코인베이스 또한 “진취적인 규제 당국과 협력하게 돼 기쁘다”며 협업 의지를 밝혔다.

이번 라이선스 취득은 단순한 마켓 확장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미연방 차원의 암호화폐 규제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코인베이스는 유럽에서의 규제 안정성을 바탕으로 기업 신뢰도와 사용자 기반을 확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결과적으로 이는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거래소 간 경쟁 구도에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