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쉬, 예측시장 판도 흔든다…2조 7,800억 원 기업가치로 2,572억 원 투자 유치

암호화폐 예측 시장 플랫폼 칼쉬(Kalshi)가 최근 파라다임(Paradigm)이 주도한 시리즈 C 투자 라운드에서 1억 8,500만 달러(약 2,572억 원)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20억 달러(약 2조 7,800억 원)를 인정받았다. 이번 투자는 세쿼이아(Sequoia), 멀티코인 캐피털(Multicoin Capital), 네오(Neo), 본드 캐피털(Bond Capital), 시타델 증권(Citadel Securities) 등 유수의 투자사들도 참여해 시장의 높은 기대감을 반영했다.

칼쉬의 공동 창업자이자 CEO인 타렉 만수르(Tarek Mansour)는 “우리는 단지 자금을 많이 유치했기 때문이 아닌,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금융 시장을 만들겠다는 비전을 공유하는 인재들이 모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자금이 기술 인력을 확충하고 다양한 브로커와의 통합 확대에 쓰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칼쉬는 이미 로빈후드 마켓츠(Robinhood Markets)와 위불(Webull)과의 제휴를 통해 자체 계약 상품을 제공 중이다.

암호화폐 전문 벤처캐피털 파라다임의 공동 창립자인 매트 황(Matt Huang)은 "예측 시장은 10년 전 암호화폐와 유사한 궤도를 그리며, 조만간 수조 달러 규모의 자산 클래스로 성장할 수 있다"며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는 이를 암호화폐 초기 시절과 비교하며 새로운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예측 시장 경쟁사 폴리마켓(Polymarket)도 피터 틸(Peter Thiel)의 파운더스 펀드(Founders Fund)로부터 약 2억 달러(약 2,780억 원)를 조달하고 있으며, 기업가치는 10억 달러(약 1조 3,900억 원)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법적 측면에서 칼쉬가 앞서 있다는 분석도 있다. 칼쉬는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규제를 준수하며 합법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반면, 폴리마켓은 2022년 이후 미국에서 퇴출당했고, 영국과 프랑스, 싱가포르, 태국 등의 시장에서도 제약을 받고 있다.

다만, 칼쉬 역시 완전한 자유를 누리는 것은 아니다. 현재 네바다와 뉴저지 주 도박위원회는 칼쉬의 스포츠 관련 베팅 상품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고 있으며, CFTC도 지난 2월 칼쉬가 운영한 슈퍼볼 베팅 계약에 대해 파생상품 규정 위반 여부를 조사한 바 있다.

한편, 예측 시장 전반의 거래량은 최근 들어 하락세다. 특히 폴리마켓의 5월 월간 거래량은 약 11억 달러(약 1조 5,290억 원)로,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 당시의 25억 달러(약 3조 4,750억 원)에서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반면 칼쉬는 스포츠 베팅 쪽으로 방향을 전환하며, 3~4월 기준 일일 거래의 80% 이상이 스포츠와 관련된 계약에서 발생했다.

예측 시장은 여전히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지만, 암호화폐와 마찬가지로 제도권 제도와의 적극적인 연계를 통해 새로운 금융 모델로 진화해 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