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14년 잠든 지갑서 11조 원 이체…역대 최대 해킹 가능성 제기

리드문:

비트코인(BTC) 역사상 가장 대규모의 도난 사건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코인베이스의 임원이자 블록체인 분석 전문가 코너 그로건(Conor Grogan)에 따르면, 최근 장기간 동면에 들어갔던 비트코인 지갑에서 약 86억 달러(약 11조 9,540억 원) 상당의 비트코인이 이동하며 암호화폐 업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그로건은 이번 이체가 단순 고래 투자자의 현금화가 아닌 ‘사고’로부터 비롯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극히 낮은 확률로 보더라도, 만약 이번 일이 해킹으로 인한 것이라면 이는 *역사상 최대 규모의 디지털 자산 도난* 사건이 될 것”이라며 그 심각성을 경고했다.

해당 움직임은 총 8개의 지갑에서 14년 동안 잠자고 있던 비트코인을 새 주소로 이체하는 방식으로 발생했다. 이 중 하나의 지갑은 거래 이전에 비트코인캐시(BCH)를 소량 전송하며 사전 테스트를 마친 정황도 포착됐다. 그로건은 이를 통해 공격자가 비공개 키(private key)를 확보했는지를 암묵적으로 검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이동이 기존 암호화폐 거래소를 통한 자동 전송이 아닌 ‘수작업 전송’ 방식이었다는 점도 의심을 키우고 있다. 일반적으로 기관 투자자나 대형 고래가 중장기 자산을 이동할 때는 보다 체계적이고 정형화된 방식이 동원되는데, 이번 건은 그런 일반적인 양상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아크햄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문제의 비트코인은 현재 새로운 주소로 옮겨진 상태지만 2차 이동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는 범인의 익명성 확보와 자금세탁 회피 목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함께 제기된다.

정확한 해킹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이 사건이 향후 규제 당국과 보안 커뮤니티에 중대한 과제를 던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암호화폐 시장의 탈중앙성과 익명성이 *보안 리스크의 주요 허점*이 되지 않도록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암호화폐 커뮤니티는 이 사건을 사토시 나카모토의 지갑 부활과 연관 지으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으나, 그 가능성은 낮은 편으로 평가된다. 이번 사건의 실체가 밝혀지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