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상승에 힘입어 암호화폐 VC 투자, 2025년 2분기 100억 달러 돌파

비트코인(BTC) 상승세와 투자 심리 회복이 맞물리면서 2025년 2분기 암호화폐 벤처캐피털(VC) 시장이 다시 한번 대규모 자금 유입을 경험했다. 시장조사기관 크립토랭크(CryptoRank)의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분기 VC 자금조달 규모는 100억 달러(약 13조 9,000억 원)를 기록해 2022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 같은 상승세는 특히 6월의 급등세에 힘입은 바 크다. 해당 월에만 51억 4,000만 달러(약 7조 1,446억 원)가 쏟아져 들어오며 월간 기준으로도 2022년 1월 이후 최대치를 나타냈다. 이는 비트코인 가격이 10만 달러를 웃돌며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은 데 따른 효과로 분석된다.

주요 투자 사례로는 비벡 라마스와미(Vivek Ramaswamy)가 설립한 스트라이브 펀드(Strive Funds)가 7억 5,000만 달러(약 1조 425억 원)를 모집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어 트웬티원캐피털(TwentyOneCapital)이 5억 8,500만 달러(약 8,137억 원), 시큐리타이즈(Securitize)가 4억 달러(약 5,560억 원)를 유치하며 뒤를 이었다. 이외에도 칼쉬(Kalshi), 아우라다인(Auradine), 젠메브(ZenMEV), 디지털애셋(Digital Asset) 등도 각각 1억 달러 이상을 모금했다.

활발한 투자 속에서 코인베이스 벤처스(Coinbase Ventures)는 25건의 투자 건수를 기록하며 가장 왕성한 활동을 보인 VC로 집계됐다. 이밖에 판테라 캐피털, 애니모카 브랜즈, 안드리센 호로위츠도 이름을 올렸다. 파라다임(Paradigm)은 리드 투자 건에서 두각을 드러냈고, 갤럭시 디지털(Galaxy Digital)은 1억 7,500만 달러(약 2,433억 원) 규모의 외부펀드를 마감하며 스테이블코인, 결제 인프라 등 고성장 부문 타깃 투자를 예고했다. 또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기반 테타 캐피털(Theta Capital)은 동일한 금액을 자금에 추가하며 초기 웹3 스타트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투자 단계별로는 시드 단계(Seed)가 전체 VC 활동의 19%를 차지하며 우위를 유지했으며, 전략적 투자(Strategic)와 시리즈A는 각각 14%, 6%로 따라붙었다. 한편, M&A 수요도 10% 가까이 차지하며 아직까지 구조조정을 겪는 기업들에 대한 인수전이 물밑에서 진행 중임을 시사했다.

특이한 점은 디파이(DeFi)나 중앙화금융(CeFi)보다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 기업들이 매월 자금모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는 점이다. 밈코인 투자 열기는 다소 잦아든 가운데, 인프라와 실사용 가능성을 갖춘 프로젝트들이 주목 받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비트코인에 대해 비교적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정책 리스크도 한층 낮아졌다는 평가가 뒤따르고 있다. 이는 VC 자금 유입 확대로도 연결되고 있다는 점에서 업계가 주목하는 요인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