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사상 최고가 12만 2,600달러 돌파… ETF 수요와 트럼프 친크립토 정책이 견인

비트코인(BTC)이 최근 12만 2,600달러(약 1억 7,011만 원)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가를 재차 경신했다. 하반기 암호화폐 시장의 반등 신호로 해석되는 이번 급등은 단순한 단기 랠리를 넘어서는 상승세로, 하루가 다르게 가격이 직선 형태로 치솟고 있다. 이 배경엔 기관 매수세, 희소성, 달러 약세, 그리고 친암호화폐 정책까지 복합적인 원인이 작용 중이다.

우선, 공급보다 수요가 압도적으로 많은 시장 구조가 이번 랠리를 견인하고 있다. 비트와이즈의 투자 책임자 매트 후건(Matt Hougan)은 "일일 채굴 물량이 약 450개에 불과한 반면, ETF를 포함한 기관 수요는 하루 1만 BTC에 달한다"며 이는 20배 이상의 공급 초과 수요라고 진단했다. 초과 수요가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전형적인 신호다.

이 가운데 블랙록($BLK)의 비트코인 ETF IBIT는 시장 주체로 부각되고 있다. 출시 200 거래일 만에 운용자산(AUM)이 840억 달러(약 116조 7,600억 원)를 찍었으며, 보유한 비트코인은 70만 개를 돌파해 경쟁 ETF와의 격차를 확실히 벌리고 있다. 금 ETF(GLD)가 유사한 규모에 도달하는 데 15년이 걸린 점을 감안하면, 이는 기록적인 성장 속도다.

한편, 글로벌 통화정책 환경과 지정학 이슈도 비트코인의 몸값을 끌어올리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미국 달러의 가치는 6개월 만에 11% 하락했으며, 같은 기간 동안 비트코인은 약 1만 5,000달러(약 2,085만 원) 급등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대규모 재정지출 법안 ‘빅 뷰티풀 법안(Big Beautiful Bill)’ 확정 직후 관련 흐름이 강화됐다. 이에 투자자들은 비트코인을 인플레이션 헤지 혹은 정치·경제 불확실성에 대한 안전 자산으로 인식하고 있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브라질에 대한 무역 제재와 구리 관세 50% 부과 조치 등 강경한 정책을 잇따라 발표하면서, 균형 무역보다 자국 우선주의에 힘을 싣고 있다. 동시에 그는 친크립토 스탠스를 강화하고 있어 암호화폐에 우호적인 정책 기대감도 높아졌다.

앞으로의 비트코인 가격 전망에 대해 스탠다드차타드의 디지털 자산부문장 제프 켄드릭(Geoff Kendrick)은 올 3분기 말까지 13만 5,000달러(약 1억 8,765만 원), 연말에는 20만 달러(약 2억 7,800만 원)를 전망하고 있다. 매트 후건 역시 현재처럼 수요가 공급을 압도하는 상황이라면, 연내 20만 달러 돌파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이번 비트코인 급등은 단순한 세력 매수보다 더 깊은 구조적 요인들에 기반하고 있다.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 전통 금융과의 간극을 좁힌 ETF 시장의 확장, 미-중 무역 갈등 및 불확실성에 대한 대비 심리가 맞물린 결과다. 앞으로 글로벌 긴축 정책이 완화된다면 비트코인의 상승 곡선은 더욱 가팔라질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