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X 파산 재단이 중국 등 49개국을 '제한 국가'로 지정하고, 이들 국가 채권자에 대한 상환을 중단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원 결정이 다음 주 나올 예정이다. 이번 결정은 단순한 상환 여부를 넘어 글로벌 암호화폐 생태계의 신뢰성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 델라웨어 파산법원은 현지시간 25일, FTX 재단이 제출한 모션(Motion)에 대한 심리를 진행할 예정이며, 이 모션이 받아들여질 경우 당장 중국을 포함한 49개국 채권자들의 배상금 지급이 전면 중단될 수 있다. 해당 모션은 FTX 파산재단이 지정한 '제한 관할지역'을 기준으로, 해당 국가 출신 사용자들의 상환 청구를 막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번 사안을 두고 채권자 커뮤니티 내부에서는 “전례 없는 위험한 선례”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계 채권자 지웨이웨이(Weiwei Ji, 소셜미디어 X 내 'Will')는 “이 모션은 단순히 FTX 사태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라며 “미래에 미국 내 파산을 신청하는 해외 거래소들이 FTX 사례를 그대로 모방해, 임의로 특정 국가를 제한 국가로 지정하고 해당 사용자의 자산을 빼앗은 뒤 법적으로 상환을 거부할 수 있는 근거로 작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그는 “중국 같은 대규모 사용자 기반 국가가 제한 국가로 밀어 넣어질 경우, 전 세계 암호화폐 신뢰 구조가 붕괴할 수 있다”며 “이는 글로벌 이용자들이 미국 파산 시스템을 믿을 수 없게 만드는 결정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번 모션은 아직 법원의 최종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지만, 채권자뿐 아니라 암호화폐 업계 전반에 미치는 파급력이 큰 사안으로 주시받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를 받으며 친암호화폐 행보를 강화하는 미국 정치권 내부 분위기와 맞물리면서, 향후 유사 사안 발생 시 적용될 기준 선례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