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서 헤이즈 "비트코인, 단기 10만 달러 하락 가능성…유동성 경색 우려"

비트코인(BTC)에 대한 장기적 낙관론자로 알려진 아서 헤이즈(Arthur Hayes) 전 비트멕스(BitMEX)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미국 고용지표 부진에 따른 시장 혼란을 경고하며 비트코인 가격이 단기적으로 10만 달러(약 1억 3,900만 원) 아래로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헤이즈는 시장 전반의 유동성 위축에 주목하며 최근의 고용지표가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정책 기대를 뒤흔들자, 위험자산에 대한 매도세가 동시에 확산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그는 주식과 함께 암호화폐 시장도 일제히 흔들렸으며, 비트코인은 알트코인보다 상대적으로 강한 모습을 보였지만 여전히 기관투자자들의 포지션 정리에 따른 매물 압박이 크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24시간 동안 비트코인 선물 시장에서 청산된 롱 포지션 규모는 약 1억 7,200만 달러(약 2,389억 원)에 달했다. 이와 같은 매도세 확산은 미 고용지표 충격으로 암호화폐 투자심리가 위축된 결과라는 평가다. 헤이즈는 “시장 유동성이 빠르게 줄어드는 가운데, 마진콜과 강제 청산이 하락세를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헤이즈 본인은 이런 불확실성 속에서 리스크 완화 조치에 나섰다. 그는 8월 2일 약 2,373 이더리움(ETH)을 매도해 약 832만 달러(약 115억 4,800만 원) 상당의 현금을 확보했고, 에테나(ENA) 약 776만 개(약 462만 달러‧약 64억 1,800만 원), 펩코인(PEPE) 약 388억 개(약 41만 4,700달러‧약 5억 7,600만 원)도 동시에 정리했다. 해당 거래 내역이 공개되자 커뮤니티에서는 헤이즈의 장기 낙관론과 달리 단기 이익 실현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그의 과거 예측력 역시 다시 주목받고 있다. 헤이즈는 올해 초 비트코인의 급등 국면에서도 과도한 레버리지와 시장 과열을 문제 삼으며 7만 달러(약 9,730만 원)까지 조정 가능성을 경고한 바 있으며, 이는 실제 일시적 하락세로 이어지면서 적중률을 입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에도 그가 유동성 중심의 거시 분석을 기반으로 신뢰도 높은 경고를 내놓았다고 평가한다.

한편, 금본위 통화를 고수하는 대표적인 비트코인 비판론자 피터 시프(Peter Schiff)는 최근 급락장을 두고 “비트코인은 디지털 금이 아니며, 위험자산에 불과하다”며 금 가격 상승과 비교해 BTC의 하락세를 꼬집었다. 그는 “경제지표가 나쁠수록 비트코인은 금이나 엔, 유로화처럼 안전자산의 움직임을 따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현재 시각 기준 비트코인은 약 11만 3,461달러(약 1억 5,776만 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지난 24시간 동안 2.14% 하락했다. 전체 암호화폐 시장 시가총액은 약 3조 6,800억 달러(약 5,113조 2,000억 원)이며, 비트코인의 시장지배율은 61.33%로 여전히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아직 긴 호흡의 상승장을 신뢰하고 있는 헤이즈 역시, 단기적인 충격에 대비해 유연한 투자 전략을 택하고 있는 모습이다. 비트코인 시장은 다시 한번 글로벌 거시환경의 변동성에 따라 기로에 서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