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극적인 반전을 맞이했다. 7월의 뜨거운 활황세와 달리, 8월 4일 하루 동안 기록적인 4억 6,500만 달러(약 6,464억 원) 규모의 자금이 빠져나가며 역대 최대 일간 순유출을 기록했다. 블랙록(BlackRock)과 피델리티(Fidelity)가 주도한 자금 이탈은 시장 분위기 급변을 보여준다.
암호화폐 데이터 분석업체 소소밸류(SoSoValue)에 따르면, 이날 블랙록의 iShares ETH Trust ETF(ETHA)에서는 3억 7,500만 달러(약 5,212억 원)가 유출되며 단일 펀드 기준 가장 큰 손실을 입었다. 피델리티의 ETH ETF(FETH)에서도 5,510만 달러(약 766억 원)가 빠져나갔고, 그레이스케일(Grayscale) 전통 ETH 신탁은 2,800만 달러(약 390억 원), 소형 ETHE 트러스트는 700만 달러(약 97억 원)를 각각 이탈하는 등 대부분의 주요 ETF에서 급격한 유출이 이어졌다.
이러한 흐름은 전월과 대조적이다. 7월에는 현물 ETH ETF들이 총 54억 달러(약 7조 5,060억 원) 규모의 자금을 20일 연속 끌어들이며, 출시 이래 최장 및 최대 유입 기록을 세웠다. 특히 블랙록의 ETHA ETF는 한 달간 42억 달러(약 5조 8,380억 원)를 유치하며 모든 자산군을 통틀어 세 번째로 많은 월간 유입을 달성했다. 그 결과 이더리움 시세는 약 한 달 만에 50% 이상 상승하며 3,862달러(약 536만 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8월 1일을 기점으로 분위기가 꺾였다. 당시 ETH ETF들은 1억 5,230만 달러(약 2,117억 원)의 순유출을 기록했으며, 이번 대규모 이탈은 그 연장선이다. 다만, 누적 유입 기준으로는 여전히 총 90억 2,000만 달러(약 12조 5,378억 원)가 유입된 상태다.
비트코인(BTC) ETF 역시 마찬가지다. 8월 4일 하루 동안 3억 3,300만 달러(약 4,629억 원)가 빠져나갔으며, 블랙록의 IBIT에서만 2억 9,200만 달러(약 4,059억 원)가 이탈했다. 반면, 비트와이즈(Bitwise)의 BITB ETF는 희소한 예외로, 1,874만 달러(약 261억 원)의 순유입을 기록했다.
시장 흐름과 달리 이더리움 가격은 소폭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코인게코(CoinGecko) 데이터에 따르면, 최근 24시간 동안 2.2% 올라 3,630달러(약 504만 원)선을 회복했으며, 지난 30일간에는 약 44% 상승했다. 갤럭시 디지털 CEO 마이크 노보그라츠(Mike Novogratz)는 최근 이더리움이 향후 3~6개월 동안 비트코인을 앞지를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그는 기업 채택 확대와 ETF 투자 수요 증가를 주요 상승 동력으로 꼽았다.
ETF 시장의 급격한 방향 전환은 투자자 심리를 반영하는 직접적인 지표다. 향후 이더리움 가격 흐름과 ETF 유입 추이는 시장 전반에 걸쳐 중요한 선행 신호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