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 가격이 다시 요동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최근 4,500달러(약 6,255만 원) 부근에서 거래되고 있는 ETH는 상단 4,900달러(약 6,811만 원), 하단 4,000달러(약 5,560만 원)의 박스권 안에서 횡보 중이다. 전문가들은 이 구간 중 하나가 무너질 경우 가격 방향성이 분명하게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 분석가 크립토불리(Crypto Bully)는 이더리움이 전고점(ATH) 돌파 시도 이후 뚜렷한 상승 모멘텀을 잃고 '밋밋하다'고 표현했다. 그는 "4,000달러 이상에서는 지지력을 갖추고 있지만, 4,100~4,200달러(약 5,710만~5,838만 원) 구간이 단기적으로 중요한 저항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가격대가 돌파되지 않는 이상 이더리움은 일정 범위 내에서 매수/매도를 반복하는 흐름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번 사이클에서 눈에 띄는 건 거래소 내 이더리움 보유 물량의 감소다. 온체인 데이터 제공업체 크립토퀀트(CryptoQuant)에 따르면, 2020년 이후 거래소의 이더리움 보유 비중은 0.30에서 0.14 수준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이는 장기 보유자들 중심의 축적 경향이 강해졌음을 의미하며, 매도 압력이 줄어들 가능성을 시사한다.

파생상품 시장의 흐름도 주목할 만하다. 바이낸스에서의 이더리움 미결제약정(Open Interest)은 최근 3개월간 평균적으로 약 15% 감소했다. 흥미로운 점은 이 수치가 현물가 하락률(약 11%)과 같은 궤적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국지적 조정’을 가늠할 수 있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한편, 익명의 분석 계정 크립토엘리트(CryptoELlTES)는 장기 차트를 바탕으로 향후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그는 2017년과 2021년 강세장에서 이더리움 가격이 상승 채널의 상단에 도달한 뒤 조정을 받았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현재는 해당 채널의 하단에서 반등해 새로운 신고가 가능성을 다시 열었다고 평가했다. 이 패턴이 반복된다면, 이번 사이클의 상승 목표는 무려 15,000~20,000달러(약 2억 850만~2억 7,800만 원)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종합적으로 볼 때, 현재 이더리움은 단기적 불확실성과 장기 상승 기대가 맞물린 전환 구간에 머물러 있다. 변화의 촉매는 4,000달러 지지선의 유지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이며, 하방 테스트가 진행될 경우 보다 깊은 조정이 불가피할 수 있다. 다만, 거래소 유통량 감소와 장기 사이클상 저점 반등 가능성은 시장 낙관론의 근거로 작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