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P 기반 상장지수펀드(ETF)의 출시가 가까워지며 시장에 새로운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지만, 기술적 지표는 이 낙관론에 경고음을 울리고 있다. 최근 출시가 예고된 ‘REX Osprey XRP ETF(XRPR)’는 리플(XRP)에 대한 직접 보유와 해외 스폿 ETF에 대한 노출을 혼합한 방식으로 구성됐으며, 도지코인(DOGE) ETF와 같은 투자 설명서에 따라 제출됐다. 블룸버그의 애널리스트 에릭 발처나스(Eric Balchunas)와 제임스 사이파트(James Seyffart)는 이를 공식 확인한 바 있다.
하지만 ETF 승인 소식이 호재로만 해석돼선 곤란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거 여러 주기를 경험한 베테랑 투자자들에게 ETF 출범은 상승 사이클의 서막이 아닌 ‘마무리되는 단계’를 의미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ETF가 도입되는 시점은 종종 주요 내러티브가 고갈되고 가격 상승의 마무리 강세가 나타나는 국면이라는 점에서다.
XRP의 가격은 현재 일봉 기준 볼린저 밴드 상단 근처에서 움직이고 있으며, 겉보기에 강한 모멘텀이 형성된 듯 보인다. 하지만 월봉 차트에서는 볼린저 밴드가 역대급 속도로 확대되고 있어 단기 반등이 아닌 피로에 의한 분산 가능성을 시사한다. 상단 밴드는 3.50달러(약 4,865원) 부근이지만, 하단 밴드는 2달러(약 2,780원) 이하로 벌어져 있어 하방 리스크가 상방보다 훨씬 크다는 점이 드러난다.
또 다른 문제는 이번 ETF가 시장에 새로운 수요를 본질적으로 창출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암호화폐 시장은 각 주기마다 스토리텔링에 의해 작동하는 경향이 강한데, ETF와 같은 ‘금융 포장지’에 의존한 성장보다 실제 실사용 기반 채택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포지티브 모멘텀이 장기적으로 유지되기 어렵다.
결국 ETF 승인을 근거로 XRP 매수에 나서는 투자자들은 기대와는 달리 사이클의 마지막 장에 진입하고 있을 수 있다. XRPR ETF 출시 뉴스는 단기적으로 주목을 받겠지만, 기술적 분석 흐름과 내러티브 고갈이 겹치면서 이는 상승장의 ‘절정 신호’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투자자들이 염두에 둘 메시지는 분명하다. ETF 출범을 무조건적인 가격 상승 신호로 오인하지 말고, 기술적 비대칭성과 내러티브 공백에서 비롯될 수 있는 리스크에 냉정히 대비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