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블 연동 스테이블코인 'A7A5', 비달러 스테이블코인 시총 1위…美 제재 뚫고 성장

서지우 기자

2025.10.06 (월) 23:23

러시아 루블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 A7A5가 미국 제재에도 불구하고 비달러 스테이블코인 중 시가총액 1위에 올랐다. 키르기스스탄 발행 코인으로, 루블 기반 토큰의 국제 확장 가능성이 주목된다.

루블 연동 스테이블코인 'A7A5', 비달러 스테이블코인 시총 1위…美 제재 뚫고 성장 / TokenPost.ai

러시아 루블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 A7A5가 각종 국제 제재에도 불구하고 미국 달러가 아닌 스테이블코인 중 시가총액 1위를 차지했다. 중앙아시아 국가 키르기스스탄에서 발행된 A7A5는 글로벌 제재를 뚫고 암호화폐 시장에서 이례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코인마켓캡과 디파이라마(DefiLlama) 자료에 따르면, A7A5의 시가총액은 3일(현지시간) 기준 5억 달러(약 6,950억 원)로 전체 비달러 스테이블코인 시장 규모(12억 달러, 약 1조 6,680억 원)의 약 43%를 점유했다. A7A5는 미국 달러가 아닌 법정통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가운데 최대 규모를 자랑하며, 기존 메이저 스테이블코인의 틈새를 공략하고 있다.

A7A5 프로젝트 측은 지난 주말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국가 기반 디지털 통화가 달러에 대한 대안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 변화를 이끌 수 있다는 것을 이미 증명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발언은 싱가포르에서 열린 글로벌 행사인 Token2049에서 A7A5가 주목받은 직후 나온 것으로, 제재 이슈와 함께 이 프로젝트의 국제적 확장 가능성이 도마에 올랐다.

A7A5는 올해 2월 "키르기스스탄 내 신뢰할 수 있는 은행들의 법정화폐 예치금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한 토큰"으로 출시됐다. 러시아 화폐 루블에 1:1로 페깅된 이 스테이블코인은 예치금 이자의 절반 수준을 일일 수동 수익으로 분배하겠다고 밝혀 화제를 모았다. 이더리움(ETH)과 트론(TRX) 네트워크 위에 동시 발행돼 유연한 확장 전략도 병행됐다.

출시 직후, A7A5는 이미 제재를 받은 러시아 거래소 가란텍스(Garantex)의 후속 플랫폼으로 의심받는 거래소 그리넥스(Grinex)와의 연관성으로 조사를 받기 시작했다. 이어 8월 중순, 미국 재무부는 가란텍스와 관련 기업에 대해 제재를 발표하며 A7A5의 발행 주체가 러시아 국책은행 프로므스바즈방크(Promsvyazbank, PSB)임을 지목했다. 해당 은행은 몰도바 재벌 일란 쇼르(Ilan Shor)가 소유한 제재 대상 기업이다.

금융 제재에도 불구하고 A7A5는 러시아 중심권 외에서 상당한 유통과 시총 확대를 이뤄냈다. 특히 미국 달러 중심의 스테이블코인 생태계에 대한 지정학적 반작용으로, 일부 시장에서 대안을 찾으려는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A7A5의 사례는 향후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법정통화를 기반으로 한 다극 체제 형성 가능성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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