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급락으로 촉발된 대규모 청산 사태가 암호화폐 시장을 흔들었다. 이틀 전 금요일 저녁 이후 암호화폐 전체에서 역대 최대 규모인 약 26조 8,270억 원(190억 달러)의 청산이 발생하며, 총 166만 명의 트레이더가 손실을 입었다.

시장조사업체 밸류더마켓(Valuermarket)은 이번 사태를 디지털 자산 역사상 ‘단일일 기준 최대 청산 이벤트’로 분류했다. 당시 비트코인 가격은 1BTC당 1억 6,958만 원(122,000달러)에서 단번에 1억 3,950만 원(105,000달러) 이하로 추락하며 시장 전반을 압박했다. 거래소에 따라서는 1억 4,039만 원(101,000달러) 수준까지 떨어지는 등 가격 변동성은 더욱 극심했다.

알트코인들도 마찬가지로 직격탄을 맞았다. 대부분 두 자릿수 퍼센트의 하락률을 기록한 가운데, 이더리움(ETH)과 솔라나(SOL) 등의 인기 코인까지 하락장에서 버티지 못했다. 특히 하이퍼리퀴드(Hyperliquid) 거래소에서는 ETH-USDT 선물 포지션에서 약 2,780억 원(2억 달러)이 한꺼번에 청산돼 가장 큰 단일 손실을 기록했다.

이번 사태의 직접적인 원인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에 대한 새로운 대규모 관세 위협 발언이 꼽힌다. 금요일 저녁, 트럼프는 “중국의 오랜 기만행위에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며 강력한 정책을 시사했고, 이는 시장의 유동성을 빠르게 위축시켰다. 글로벌 시장 불안이 겹치며 비트코인을 중심으로 암호화폐 가격이 동반 급락한 것이다.

코인글래스(CoinGlass) 기준 청산 규모는 총 190억 달러이며, 이 중 약 23조 6,300억 원(170억 달러)은 롱 포지션에서 발생했다. 이후 일부 시장 반등이 나타나면서 쇼트 포지션에서도 약 3,475억 원(2.5억 달러)의 청산 손실이 추가됐다.

이번 급변장 속 손실 규모 역시 압도적이다. 일반적인 청산 국면에서는 20만 명 안팎의 트레이더가 타격을 받지만, 이번에는 166만 명 이상이 포지션을 잃었다. 이 중 하이퍼리퀴드 플랫폼에서는 1,010명이 1억 3,900만 원(10만 달러) 이상, 206명이 약 13억 9,000만 원(100만 달러) 이상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계정 잔액이 0으로 초기화된 사용자만 358명에 이른다. 심지어 한 사용자는 무려 약 264억 1,000만 원(1,900만 달러)의 전액을 잃었다.

그럼에도 일부 트레이더는 시장 혼란을 기회 삼았다. 분석에 따르면 한 고래 투자자는 비트코인 쇼트 포지션의 90%와 이더리움 쇼트를 전량 청산하며 약 2,780억 원(2억 달러)의 수익을 한 하루 만에 획득했다. 특히 그는 가격 폭락이 본격화되기 수 분 전, 다시 수천만 달러 상당의 숏 포지션을 잡으면서 시장을 놀라게 했다.

이번 청산은 단지 숫자상 손실에 그치지 않는다. 가격 급등락과 함께 암호화폐 시장의 취약성이 다시 한번 부각되면서 투자자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 특히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중심으로 한 과도한 레버리지 사용이 대규모 청산의 단초가 됐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향후 비트코인 시장이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하지만 이번 사태는 급변하는 글로벌 정세 속에서, 암호화폐 시장이 여전히 매우 민감하고 예측 불가한 위험 자산군임을 분명히 보여주는 사례로 남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