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시장이 하락 리스크에 대한 우려로 가득 차고 있다. 최근 24시간 동안 옵션 시장에 무려 11억 5,000만 달러(약 1조 5,985억 원) 규모의 베어리시 포지션이 유입되며, 투자자들이 가격 하락에 적극적으로 대비하고 있는 모습이다.

암호화폐 파생상품 플랫폼 그릭스라이브(Greeks.live)는 X(구 트위터)를 통해 이 같은 흐름을 공개했다. 옵션 거래는 대부분 이번 달 중순에서 말 사이 만기 예정인 ‘104,000~108,000달러 구간의 풋옵션’에 집중돼 있다. 특히 이들 계약은 실현 가능성이 다소 낮은 '아웃 오브 더 머니(OTM)' 풋으로, 단기 급락 리스크에 대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옵션 시장의 스큐(put 대비 call 가격 비율)가 부정적으로 기우는 양상 역시 뚜렷해지고 있다. 이는 유동성 공급자와 마켓메이커들이 리스크 헷지에 나서고 있으며, 전반적인 시장 분위기가 매우 조심스러움을 보여주는 신호다. 그릭스라이브 측은 "대형 시장 참여자들이 주요 하방 움직임을 선반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물 시장 역시 이 같은 심리를 반영하고 있다. 현재 비트코인은 11만 76달러(약 1억 5,761만 원)선에서 거래되며 하루 사이 2.3%, 한 주 기준 9.4% 하락했다. 동시에 바이낸스에서는 영구선물 계약의 펀딩비가 3일 연속 음수를 기록, 통상적인 베어리시 추세와는 다른 유례없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온체인 분석 기업 크립토퀀트(CryptoQuant) 측도 다양한 지표를 통해 하락세가 지속될 가능성을 암시하고 있다. 특히 거래소 예치금 증가와 매도 주문 비중의 급증은 추가 매도 압력이 존재함을 보여준다.

이처럼 조심스러운 분위기는 지난 10일 발생한 역대 최대 규모 청산 사태의 여진과도 맞물린다. 당시 시장에서는 190억 달러(약 26조 4,100억 원) 이상이 한순간에 증발하며 과도한 레버리지 포지션이 쓸려나갔다. 회복세가 일부 나타나긴 했지만, 비트코인은 현재 '투기적 단계'로 진입한 상태다.

NUPL(Net Unrealized Profit and Loss) 지표는 +0.52를 기록하며, 과거 사이클 상 종말에 가까운 '도취 국면'이 나타나는 수준에 도달했다. 단기 보유자들이 전체 실현 시가총액의 44%를 점유한 점도, 신규 자금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현재 상황을 반영한다.

일각에서는 10월 중순의 하락이 결국 반등 시그널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시장 분석가 조 콘소르티(Joe Consorti)는 “직전 6차례 모두 10월 중순의 하락 이후 월말에는 상승 마감했다”고 강조했다. 반면, 암호화폐 변호사 조 칼라사레(Joe Carlasare)는 지나친 ‘업토버’ 기대감으로 인한 거품이 이번 조정으로 해소될 수 있다며, 이 과정이 2026년까지 이어질 대세 상승장의 사전 단계가 될 가능성도 열어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