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이 연말을 앞두고 고점 부근에서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25만 달러(약 3억 4,750만 원) 돌파를 기대하는 반면, 기술적 분석 지표에서는 조정 가능성을 시사하는 신호가 나오고 있어 시장의 전망이 반으로 갈리고 있다.
먼저 약세론을 제기한 주요 관측 중 하나는 분석가 알리 마르티네즈(Ali Martinez)가 공유한 주간 차트다. 그는 비트코인의 가격이 점점 새로운 고점을 갱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강도지수(RSI)는 오히려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가격-모멘텀 간 괴리는 과거에도 주요 하락 전조로 작용한 바 있다. 현재 가격이 약 11만 2,900달러(약 1억 5,668만 원) 선에 머무르며 이전 고점인 11만 6,000달러(약 1억 6,124만 원) 근처를 맴도는 가운데, 차트상 ‘라운디드 톱’이라 불리는 완만한 고점 형성 패턴이 나타나고 있어 신중론에 무게를 더한다.
반대로 긍정적인 전망을 유지하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유명 분석가 마이클 반 데 포페(Michaël van de Poppe)는 월간 차트를 근거로 강한 상승세가 여전히 유효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단기 급등 후 급락하는 ‘블로우-오프 탑’의 징후가 없으며, 가격이 월간 이동평균선 위에 안정적으로 올라서 있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그는 “시장 구조가 매우 건강하다”며, 거래량과 RSI의 균형도 안정적이라고 덧붙였다.
온체인 데이터도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아랍체인(Arab Chain)이 바이낸스 데이터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6~12개월 보유자 그룹이 약 2,407억 달러(약 334조 5,230억 원) 규모의 실현 공급을 기록하며 활발한 차익 실현에 나선 반면, 3~5년 장기 보유자 그룹도 1,017억 달러(약 141조 3,630억 원) 수준으로 활동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통 장기 보유자들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상승장의 후반부로 해석되기도 한다.
다만, 5년 이상 보유된 비트코인 물량은 여전히 시장에 나오지 않고 있으며, 이는 매물 압력을 상당히 낮추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금값의 상승 흐름도 눈여겨볼 만한 배경이다. 크립토포테이토는 최근 금이 비트코인 상승과 동반된 전례가 있는 고점대 진입 구간에 도달했다며, 이는 비트코인의 모멘텀 강화에 긍정적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현재 비트코인 시장은 강세와 조정을 둘러싼 신호가 혼재된 상황이다. 기술적 차트에서는 고점 우려가 늘고 있으나, 장기적 구조는 여전히 견고하다는 분석이 대립하고 있다. 연말 25만 달러 여부를 단언하긴 어렵지만, 가격과 거래 활동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더욱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