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아침, 암호화폐 시장은 강한 매도세로 출발했다. 비트코인(BTC)은 10만 5,000달러(약 1억 4,595만 원) 선을 내주며 1주일 사이 9% 가까이 하락, 2주 전 고점인 12만 3,000달러(약 1억 7,097만 원) 대비 약 20,000달러(약 2,780만 원) 가까이 밀렸다. 이는 지난 3월 이후 가장 큰 주간 낙폭이다. 시장의 관심은 이제 10만 1,000달러(약 1억 4,039만 원) 지지선 방어 여부에 집중되고 있다.

이더리움(ETH)은 3,800달러(약 528만 원) 심리선을 하회하며 하락세를 확대 중이고, XRP는 연중 최고치에서 11% 이상 밀리며 2.22달러(약 3080원)까지 후퇴한 상태다. 솔라나(SOL)와 시바이누(SHIB)도 레버리지 청산 여파로 동반 하락했다. 고배율 포지션이 해소되며 수십억 달러 규모의 오픈이자율이 빠르게 줄었다.

리플(Ripple)의 대형 인수 소식은 이런 약세장 분위기 속에서도 단연 눈길을 끌었다. 리플은 10억 달러(약 1조 3,900억 원) 규모로 40년 역사의 재무관리 기업 GTreasury를 인수한다고 공식 발표하며, 재무 인프라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브랜드 갈링하우스(Brad Garlinghouse) CEO는 "기존 결제 시스템에 묶인 막대한 유동성을 풀기 위해 리플의 인프라를 CFO들의 손에 직접 쥐어줄 시점"이라고 밝혔다. 앞서 리플은 올해 초에도 프라임 브로커리지 업체 히든로드(Hidden Road)를 12억 5,000만 달러(약 1조 7,375억 원)에 인수한 바 있어, 이 두 건의 인수는 회사가 글로벌 유동성 공급자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한편 XRP의 가격 급락과 맞물려, 토큰 자체가 대표를 두지 않았다는 논란이 다시 떠올랐다. 리플 법무 책임자인 스튜어트 알데로티(Stuart Alderoty)는 "XRP는 누구의 소유가 아닌 탈중앙 네트워크에서 운영되며, CEO 자체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XRP와 리플사의 명확한 분리 원칙을 성토하는 성격의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날 바이낸스에 대한 프랑스 금융당국의 압박 역시 큰 이슈였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 금융감독청(ACPR)은 EU의 암호화폐 규제안인 MiCA 로드맵에 따라 100개 이상의 암호화폐 업체에 대한 자금세탁방지(AML) 조사에 나섰으며, 바이낸스도 대상에 포함됐다. 특히 감독당국은 바이낸스에 내부 통제 강화 명령을 내린 상태며,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프랑스 내 라이선스 박탈 가능성도 열려 있다. EU 시장에서 중심 허브 역할을 해 온 프랑스에서의 입지 상실은 바이낸스에 심각한 타격이 될 수 있다.

금요일 장 마감까지 시장은 높은 긴장감을 이어갈 전망이다. 비트코인은 10만 1,000달러 지지 여부가 단기 방향성을 가를 핵심이고, 이더리움도 3,500달러(약 487만 원) 이탈 시 추가 하락 가능성이 거론된다. XRP는 2.20달러(약 3,058원)를 방어하지 못할 경우, 1.95달러(약 2,711원)까지 열려 있다.

시장은 ETF 자금 흐름 둔화, 정책 불확실성 고조, 그리고 리플과 바이낸스의 대형 뉴스가 함께 겹치며 변동성이 확대되는 구조다. 주말을 앞두고 투자자들은 Key 지지선의 이탈 여부에 따라 다음 주 전략을 세우게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