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유통 물량이 빠르게 줄고 있다. 세계 최대 거래소 바이낸스의 보유량이 수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고래와 기관 투자자들의 비트코인 이탈이 현저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0월 중 집계된 아랍체인(Arab Chain) 데이터에 따르면 바이낸스의 ‘비트코인 희소성 지수’는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며 9를 돌파했다. 이는 거래 가능한 BTC 물량이 급감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지표다. 특히 10월 말 들어 지수 상승세가 뚜렷해지며 고래와 대형 투자자들의 누적 매수 움직임이 가속화됐다는 분석이다. 이들이 바이낸스에서 비트코인을 대량 인출하고 있다는 점은 그만큼 ‘시장 유통량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분석업체는 “이는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신호로, 단기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중기 상승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라며 “비트코인 매수 경쟁이 다시 과열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거래소 내 공급 감소는 보통 상승 전조 신호로 해석되지만, 실제로 가격이 오르기 위해선 새로운 수요 유입이 병행돼야 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하지만 반대 신호도 나오고 있다. 같은 기간 바이낸스의 ‘고래 비중 지표’는 7일 평균 기준 0.33에서 10월 25일경 0.41까지 급등했다. 이 지표는 대규모 입금을 측정하는데, 통상적으로 고래들이 매도 준비를 할 때 수치가 상승한다. 이는 기존의 ‘매수 누적’ 시그널과 상반되는 흐름으로, 단기 매도 압력 가능성을 시사한다.

코멘트: 공급량 급감과 고래 매도 가능성이 동시에 나타나는 상황은 시장에 혼재된 심리를 반영한다. 장기 투자자들은 축적을 이어가는 반면, 일부 고래들은 반등 시 차익 실현을 고려하고 있는 셈이다.

한편 일부 대형 BTC 보유자들은 단순 인출이 아닌, ETF 시장으로의 전략적 이동을 보이고 있다. 블랙록 등 기관이 운용하는 현물 비트코인 ETF로 코인을 이전하면서 세금 이슈를 피하고, 거래소 공급도 줄이는 구조다. 이 역시 바이낸스 등 거래소의 유동 물량 감소를 가속하고 있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은 11만 원대를 중심으로 등락을 반복 중이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발표 이후인 10월 말 현재 110,232달러(약 1억 1,023만 원)로 하루 전 대비 소폭 하락했고, 30일 기준으로는 한 달간 3.4%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사상 최고가인 126,000달러(약 1억 2,600만 원) 대비 약 12% 낮은 수준이다.

결국, 현 시점의 비트코인 시장은 ‘공급 고갈’과 ‘매도 우려’가 충돌하는 복합 국면에 진입했다. 유의미한 가격 반등이 이어지기 위해서는 신규 수요 유입과 고래의 매도 전환 여부가 결정적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