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시장이 전반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10월 31일 오전 기준 비트코인은 전날 대비 3.73% 내린 10만 6,577.95달러(약 1억 5,249만 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이더리움은 5.67% 하락한 3,697.21달러(약 528만 원)를 기록했다. 주요 알트코인 역시 대부분 약세 흐름을 보였다. XRP는 7.24% 하락했고, 솔라나는 6.59%, 도지코인은 8.66%, 카르다노는 9.46%, BNB는 3.90% 떨어졌다. 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3조 5,800억 달러(약 5,127조 원) 수준으로 감소했고, 24시간 거래량은 1,828억 달러(약 261조 원)로 집계됐다. 비트코인 점유율은 59.33%로 소폭 상승했으나, 이더리움은 12.46%로 하락하며 비중이 줄었다.

특히 파생상품 시장에서는 거래량이 하루 만에 1조 8,013억 달러(약 2,577조 원)로 증가하며 전일 대비 4.69% 늘어났다. 이는 최근 시장 변동성 확대와 더불어 숏·롱 포지션 청산이 활발하게 발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코인글래스 집계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동안 전 세계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약 7억 3,422만 달러(약 8,100억 원) 규모의 레버리지 포지션이 강제 청산됐다. 이 가운데 롱 포지션 청산이 90% 이상을 차지해 상승 베팅을 했던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소별로는 하이퍼리퀴드에서 1억 2,775만 달러(38.7%)의 청산이 발생해 가장 큰 규모를 보였으며, 바이낸스가 7,043만 달러, 바이비트가 6,605만 달러로 뒤를 이었다. 게이트와 OKX에서도 각각 3,276만 달러, 2,162만 달러 규모의 청산이 발생했으며, 하이퍼리퀴드·비트멕스·비트파이넥스에서는 100% 롱 포지션이 청산됐다.

코인별로는 비트코인 관련 포지션이 4억 2,336만 달러 규모로 가장 많이 청산됐다. 4시간 기준으로만 봐도 비트코인에서 1억 1,597만 달러의 롱 포지션과 186만 달러의 숏 포지션이 정리됐다. 이더리움은 24시간 동안 2억 1,490만 달러, 솔라나는 7,905만 달러가 청산됐다. 트럼프 관련 토큰인 TRUMP는 3,411만 달러 규모의 청산이 발생했으며, 현재 가격은 7.12달러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HYPE, XRP, DOGE 등 주요 알트코인에서도 수백만 달러 규모의 롱 청산이 이어졌고, ENA 토큰은 하루 동안 2,205만 달러가 정리됐다. 이번 대규모 청산은 시장 내 과열된 레버리지 포지션이 급격한 조정을 맞이했음을 보여준다.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기관과 주요 기업의 움직임도 주목된다. 온체인 분석업체 룩온체인에 따르면 점프크립토가 약 2억 달러 규모의 솔라나(SOL)를 비트코인으로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 약 110만 SOL을 갤럭시디지털로 이체하고 2,455 BTC를 수령했다는 분석이다. 이는 최근 비트코인 강세와 맞물려 대형 기관 자금이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정치권에서도 규제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미국 상원 농업위원회가 암호화폐 시장구조 법안(CLARITY)의 상품 부문 초안을 곧 공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는 업계 내 제도화 논의가 다시 본격화될 가능성을 의미한다.

ETF 시장에서도 새로운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커네리가 제출한 XRP 현물 ETF가 빠르면 11월 13일 나스닥에 상장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SEC 검토나 행정 절차 지연에 따라 일정은 변동될 가능성이 있다.

한편, 그레이스케일 임원 잭 팬들은 솔라나 현물 ETF가 1~2년 내 최소 50억 달러 규모의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SOL 공급량의 약 5%에 해당하는 규모다.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CEO는 최근 인터뷰에서 “블록체인과 스테이블코인은 거래 효율성을 높이는 실제 기술”이라며, 기존 금융권에서도 블록체인 활용이 확대되고 있음을 인정했다.

국내 시장에서는 김치프리미엄이 6.0%를 기록했다. 업비트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1억 6,229만 원으로, 바이낸스 가격(1억 5,306만 원)보다 약 923만 원 높다.

온체인 분석 플랫폼 글래스노드는 비트코인이 11만 3,000달러를 회복하지 못할 경우 8만 8,000달러까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장기 보유자들은 이달 들어 약 10만 4,000 BTC를 매도하며 7월 이후 최대 규모의 차익 실현을 진행했고, 단기 투자자들은 손절 매도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반적으로 이번 급락장은 과열된 레버리지 포지션이 연쇄 청산되며 하락세를 심화시킨 양상이다. 다만 제도권 내 ETF 상장과 기업의 블록체인 채택 확대 등 중장기 호재 요인도 여전히 유효하다. 전문가들은 단기 가격 변동에 휘둘리기보다는 시장 구조 변화와 자금 흐름을 중심으로 시장을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