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바이누(SHIB)가 최근 24시간 동안 약 2,729억 개의 토큰이 거래소에서 빠져나갔음에도 불구하고, 가격 상승세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전통적으로 대규모 거래소 출금은 강세 신호로 해석되지만, 시바이누는 이와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크립토퀀트(CryptoQuant)에 따르면, 거래소 전반에서 기록된 순유출량은 2,729억 SHIB에 달했다. 이는 보통 투자자들이 토큰을 외부 지갑에 보관하고자 할 때 나타나는 움직임으로, 장기 보유 및 매도 압력 감소를 의미한다. 하지만 시바이누는 해당 유출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현재 SHIB는 0.000009달러(약 0.011원) 근처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이는 2024년 초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처럼 가격과 온체인 데이터 간 괴리가 발생하는 배경엔 투자 심리 위축과 유동성 부족이 있다. 일부 분석가는 이번 움직임이 ‘축적(accumulation)’이 아닌 ‘지갑 재배치’ 또는 ‘보관 이전’일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즉, 고래 투자자들이 시장을 떠나지 않고 단지 헤지 목적이나 장기 저장을 위해 자산 위치를 바꿨다는 의미다. 이는 매수세 증가에 따른 상승 가능성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해석이 나온다.

기술적 분석도 부정적인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SHIB/USDT 차트는 단기 지지선 하향 돌파 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200일 이동평균선 아래에서 약세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RSI 등 주요 모멘텀 지표도 33 수준으로 낮아, 추가 하락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규모 유출이 단순히 거래소에서 빠져나간 수량만으로는 강세 판단을 내릴 수 없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수요 증가나 자본 재유입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거래소 유출조차도 가격 상승의 촉매제가 되지 못한다는 의미다. SHIB가 다시 상승 흐름을 타기 위해선 전반적인 시장 유동성 개선이나 강력한 테마적 모멘텀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향후 시바이누의 핵심 지지선은 0.000008달러(약 0.010원) 선으로 여겨진다. 이마저 무너지면 추가 하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로선 펀더멘털 개선이나 커뮤니티 내 활발한 수요 창출 없이는 회복 가능성이 제한적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