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P의 가격이 다시 2달러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기술적 지표인 볼린저밴드가 하락 신호를 보내는 가운데, 비트코인(BTC) 시장은 400%에 이르는 롱 포지션 청산 불균형을 기록하며 변동성이 심화되고 있다. 이 와중에 '사토시 시대'에 채굴된 15년 된 비트코인 약 1조 5,000억 원어치가 시장에 매도돼 투자 심리에 영향을 주고 있다.

12일 암호화폐 시장은 불안한 흐름으로 출발했다. 비트코인은 일시적으로 10만 5,000달러(약 1억 5,120만 원) 선이 무너지며 4억 813만 달러(약 5,675억 원) 규모의 포지션이 청산됐다. 특히 롱 포지션의 손실 비중이 4분의 3을 차지했고, 단 하루 사이 미결제 포지션도 약 10억 달러(약 1조 3,920억 원) 줄었다. 이더리움(ETH)도 1억 300만 달러(약 1,432억 원) 규모의 청산이 발생하며 약세 압력을 받았다.

XRP는 현재 2.40달러(약 3,337원)선에서 횡보 중이지만, 기술 분석상 하방 이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일봉 차트 기준으로 XRP는 약 3주간 2.44달러 저항선에서 번번이 거절당했고, 하단 밴드가 위치한 2.17달러(약 3,017원)를 지지하지 못할 경우 1.94달러(약 2,698원) 또는 1.80달러(약 2,502원)까지도 내려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봉 차트에서도 20주 이동평균인 2.82달러(약 3,922원)를 하회하며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 시장 심리를 자극한 사건도 있었다. 암호화폐 분석 플랫폼 아캄(Arkham)에 따르면 오웬 군덴(Owen Gunden)이라는 초기 비트코인 채굴자는 보유 중이었던 5,350 BTC를 매도했다. 이는 현재 시세 기준으로 약 15억 달러(약 2조 880억 원) 규모다. 이 중 대다수가 OTC 및 거래소로 보내졌고, 그의 지갑 잔액은 5억 5,600만 달러(약 7,738억 원)로 줄었다. 이 같은 '고래 매도'는 상승 사이클 정점에서 이익 실현이 시작됐다는 신호로 해석되며 추가 하락에 대한 경계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매도 배경으로 양자컴퓨팅 보안 우려, 세금 계산을 위한 연말 리밸런싱 가능성 등을 거론하고 있다. 특히 사토시 시대의 장기 보유자가 대규모 현금화를 단행한 점에서 상징적 의미가 크다. 비슷한 빈티지의 지갑들이 추가로 움직일 경우 비트코인은 9만 5,000달러(약 1억 3,680만 원) 수준까지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암호화폐 시장은 단기적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졌다. 금주 발표될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위험자산 선호도에 변수를 제공할 가능성도 있다. 현재 시장은 과도한 레버리지를 청산하는 조정 국면에 있으며, 일부 투자자들은 12월 말 반등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추가 ‘플러시 아웃’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