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XRP) 기반 상장지수펀드(ETF)가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ETF를 제치고 총 순유입 규모 기준으로 시장 1위를 차지했다. ETF 시장에선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지만, 정작 리플 가격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어 온체인 수요와 가격 간 괴리가 주목된다.

미국에서 지난 11월 중순 처음 출시된 리플 ETF는 카너리캐피털의 ‘XRPC’를 시작으로, 비트와이즈, 그레이스케일, 프랭클린템플턴의 XRP 기반 상품이 잇따라 등장하며 빠르게 규모를 키웠다. 특히 XRPC는 일일 거래량 신기록을 세우며 상장 첫날부터 두각을 드러냈고, 이후에도 꾸준한 순유입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12월 1일 하루에만 4개 리플 ETF에는 8,965만 달러(약 1,317억 원)가 유입됐고, 누적 순유입 규모는 총 7억 5,626만 달러(약 1조 1,120억 원)에 이르렀다. 이로 인해 리플 ETF는 현재까지 암호화폐 기반 ETF 중 최대 순유입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같은 날 비트코인 ETF에는 848만 달러(약 124억 원)만이 들어왔으며, 이더리움 ETF에서는 7,900만 달러(약 1,160억 원) 이상이 빠져나갔다. 솔라나(SOL) 기반 ETF도 1,355만 달러(약 199억 원)의 순유출을 기록했으며, 도지코인(DOGE) ETF는 이틀 연속 거래가 전무한 상태다.

더욱 눈에 띄는 점은 리플 ETF 4종 모두 11월 13일 이후 하루도 ‘순유출’ 없이 꾸준히 자금을 모으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11월 14일에는 하루에만 2억 4,305만 달러(약 3,570억 원), 11월 24일에는 1억 6,404만 달러(약 2,412억 원), 11월 20일에는 1억 1,815만 달러(약 1,736억 원)가 각각 유입됐다.

하지만 이 같은 자금 유입에도 불구하고 XRP 가격은 별다른 반등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12월 1일 기준 XRP는 전주 대비 8% 하락했고, 다시 2달러(약 2,937원) 아래로 떨어지며 연초 대비 수익률도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이는 올해 리플사의 사업적 성과나 ETF 성적과는 상반되는 흐름으로, 투자자들 사이에서 단기 수급과 가격 간 비동조화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일부 분석가는 XRP가 여전히 주요 지지선인 1.75달러(약 2,569원)와 2달러를 유지하고 있는 점에 주목하며, 조정 이후 추가 랠리가 가능하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특히 ETF 유입세가 지속되는 한 XRP 가격도 결국 이를 반영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가 시장에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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