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리조나 주가 암호화폐에 대한 세금 규제를 철폐하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웬디 로저스 애리조나 주 상원의원은 디지털 자산에 대한 세금 면제를 골자로 한 두 건의 법안과 하나의 헌법 개정 결의안을 주 상원에 선제 발의했다.

로저스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가상화폐를 주 세법상 ‘과세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을 담은 SB 1044 법안. 둘째, 블록체인 노드를 운영하는 개인이나 기업에게 세금 또는 벌금을 부과하지 못하도록 막는 SB 1045 법안. 마지막으로, 가상화폐를 재산세 부과 대상에서 명확히 제외하도록 주 헌법을 수정하는 SCR 1003 결의안이 포함됐다.

이 중 SB 1045는 주 의회를 통해 논의가 가능하지만, SB 1044와 SCR 1003은 2026년 11월 예정된 총선에서 주민 투표를 통해 최종 결정된다. 만약 통과될 경우, 애리조나는 주 헌법에 암호화폐에 대한 비과세 원칙을 명시하는 상징적 선례를 남기게 된다.

디지털 자산 규제 완화 속도내는 애리조나

애리조나는 미 전역에서도 손꼽히는 암호화폐 친화 지역으로 분류된다. 현재 해당 주는 3년 이상 방치된 디지털 자산을 정부가 몰수할 수 있는 법을 시행 중이며, 이 규정은 디지털 자산 ‘비축소’를 조성하기 위한 초석으로 평가받는다.

로저스 의원은 앞서 비트코인(BTC)을 주 정부의 투자 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비트코인 준비금 법안’을 제안했다. 해당 법안은 올해 5월 케이티 홉스 애리조나 주지사의 거부로 무산됐지만, 로저스 의원은 “차기 회기 때 재발의하겠다”고 강조하며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주별로 갈리는 암호화폐 과세 정책

현재 미국 일부 주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이어진다. 오하이오주 하원은 200달러(약 29만 6천 원) 이하의 암호화폐 거래를 양도소득세에서 면제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지난 6월 이후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뉴욕주 필 스텍 의원은 0.2% 규모의 디지털 자산 거래세를 제안했으나 해당 법안도 역시 예산위원회에 묶여 있는 상태다.

연방 차원에서도 규제 완화를 위한 시도가 있다. 와이오밍주 신시아 루미스 상원의원은 7월, 암호화폐 거래 및 자본 이득이 300달러(약 44만 4천 원) 이하일 경우 비과세 혜택을 주자는 내용의 ‘디미니미스 예외 규정’ 초안을 발표한 바 있다.

향후 전망과 과제

로저스 의원의 법안이 채택될 경우, 애리조나는 텍사스, 뉴햄프셔와 함께 미국 내 대표적인 암호화폐 우호 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암호화폐 기업 유치, 혁신 허브 조성 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위법 행위 감시와 과세 공백에 따른 우려도 적지 않다.

주민 투표라는 절차적 문턱을 넘어야 한다는 점도 주요 과제다. 하지만 시장의 관심은 이미 애리조나가 디지털 자산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으려는 의지를 보였다는 사실에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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