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이거스의 거대 LED 구형 전광판 ‘스피어(Sphere)’에 크립토 원산 브랜드가 올라섰다. 펏지펭귄(PENGU)은 암호화폐를 언급하지 않는 독특한 전략으로 메인스트림 광고 무대에 진출하며 도그위프헷(WIF)의 실패와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크리스마스를 장식한 펏지펭귄…스피어 7일간 점령

펏지펭귄은 지난 크리스마스 기간 동안 라스베이거스 스피어에 일주일간 브랜드 광고를 송출하며 업계 안팎의 이목을 끌었다. 스피어는 눈덩이처럼 생긴 거대 원형 전광판으로, 각종 콘서트와 프리미엄 광고 콘텐츠가 상영되는 세계적인 엔터테인먼트 랜드마크다. 이번 광고의 핵심은 펭귄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애니메이션 러핑이며, 브랜드의 장난감 및 굿즈 유통 정보를 노출했다.

펏지펭귄의 해당 캠페인에는 약 60만 달러(약 8억 6,736만 원)의 비용이 소요된 것으로 추정된다. 초기 논의는 2024년 초 브랜드의 비(非)크립토 확장 전략과 함께 시작됐으며, NFT나 암호화폐 대신 일반 소비자 상품 마케팅에 초점을 맞춘 것이 승인 배경으로 작용했다.

도그위프헷은 실패…왜 펏지펭귄만 가능했나

앞서 솔라나(SOL) 기반 밈코인 도그위프헷은 약 70만 달러(약 10억 1,192만 원) 규모 모금을 통해 같은 구상을 추진했으나, 실제 송출에 실패하고 자금을 돌려줘야 했다. 당시 스피어 측은 비트코인(BTC) 또는 등록된 거래소와 관련 없는 모든 ‘암호화폐 광고’를 원칙적으로 제한한다고 밝혔으며, 도그위프헷이 사전 홍보에 나서는 과정에서 캠페인 불허 방침이 공개됐다.

반면 펏지펭귄은 어떠한 블록체인 기반 자산—NFT나 자체 토큰인 PENGU 등—도 언급하지 않은 채 장난감과 애니메이션 콘텐츠에만 집중해 스피어 내부 광고 심의를 통과한 셈이다. 스피어 대변인은 기존 광고 가이드라인에 변화는 없으며, 펏지 브랜드 캠페인은 디지털 자산과 무관해 승인됐다고 설명했다.

NFT를 넘어 장난감 시장으로…펏지의 성공 전략

펏지펭귄은 원래 NFT 기반 프로필 이미지(PFP) 프로젝트로, 2021년 강세장에서 유명세를 얻었다. 그러나 빠르게 일반 소비시장 공략으로 노선을 바꿨다. 2023년 실물 장난감 라인을 출범하고 미국 주요 대형마트인 월마트에 입점했으며, 출시 첫 해 약 1,000만 달러(약 144억 5,600만 원) 규모의 매출을 올렸다.

이 브랜드는 SNS에서 손쉽게 공유되는 펭귄 애니메이션 GIF, 밈 콘텐츠로도 대중적 인지도를 높였고, 크립토 팬층을 넘어 가족, 아동 타깃 고객까지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이러한 확장이 ‘NFT 언급 없는 광고’를 가능하게 한 핵심 배경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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