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선물 미결제약정, 2년 내 최저…강세장 끝난 걸까
비트코인(BTC) 선물 시장의 미결제약정 규모가 2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강세장 종료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달러 기준 지표와 달리 ‘비트코인 기준’ 레버리지 수요는 크게 줄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지금의 조정이 구조적 수요 붕괴라기보다는 불안심리와 청산이 겹친 구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일주일 동안 비트코인 가격은 7만 2,000달러(약 10억 3,768만 원)를 뚜렷하게 돌파하지 못한 채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그 사이 비트코인 선물 ‘총 미결제약정(open interest)’은 11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내려가며, 6만 달러(약 8억 6,478만 원) 지지선 재시험 우려를 키우고 있다.
달러 기준 OI는 28% 급감…BTC 기준으로는 ‘횡보’
코잉글래스(CoinGlass) 데이터에 따르면, 비트코인 선물 미결제약정 총액은 목요일 기준 340억 달러(약 49조 2,042억 원)로, 한 달 전 대비 28% 감소했다. 수치만 보면 레버리지 수요가 크게 줄어든 것처럼 보이지만, 이를 비트코인 수량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50만 2,450BTC 수준으로 사실상 큰 변화가 없다.
이 말은 가격 조정과 함께 달러 환산 가치만 줄었을 뿐, 시장이 동원하고 있는 ‘레버리지 물량’ 자체는 유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같은 기간 강제 청산 규모는 52억 달러(약 7조 4,948억 원)에 달해, 미결제약정 감소분 가운데 상당 부분이 손절·강제 청산에 따른 포지션 정리였다는 점도 확인된다.
미국 고용 둔화·옵션 스큐, 비트코인만 ‘역행’
지난 한 달 동안 비트코인 가격은 약 28% 밀려난 반면, 안전자산으로 평가되는 금은 5,000달러(약 7,206만 원)라는 심리적 지지선을 다시 회복했고, S&P500 지수도 사상 최고가 대비 1% 남짓 아래 수준에서 버티고 있다. 비트코인만 단독으로 조정을 심하게 받는 ‘시장 디커플링’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셈이다.
일부 분석가들은 그 배경으로 미국 노동시장의 약화 조짐을 지목한다. 미국 노동부는 2025년 한 해 동안 신규 일자리가 18만 1,000개 늘어나는 데 그쳤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앞선 추정치보다 약한 수치다. 다만 백악관은 이 수치를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BBC에 따르면 정부는 ‘이민 정책 영향으로 인구 증가 속도가 둔화하면서, 미국이 매년 추가로 만들어야 할 일자리 수 자체가 줄었다’는 논리로 시장의 우려를 진화하고 있다.
과거 사례를 보면, 2020년 3월 13일 비트코인 가격이 하루 만에 52% 급락했던 시점은 코로나19 팬데믹 공포와 실업 급증 우려가 극대화된 구간이었다. 현재 성장 둔화 리스크가 다시 부각되고 있는 만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예상보다 빠르게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기업과 소비자의 자금조달 비용이 떨어지면 위험자산 선호가 돌아오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에는 주식·금과 달리 비트코인만 신뢰 회복에 실패한 모양새다.
펀딩률 4개월째 ‘위축 구간’…프로들은 여전히 방어적
선물 시장에서도 이런 심리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레비타스(Laevitas.ch)에 따르면 비트코인 선물의 연환산 펀딩률은 지난 4개월 동안 중립선으로 여겨지는 연 12%를 꾸준히 밑돌았다. 이번 주 들어 마이너스 구간에서 어느 정도 회복하긴 했지만, 강세장이 재개됐다고 보기에는 이른 수준이다.
펀딩률이 낮다는 것은 롱(매수) 레버리지 포지션에 대한 수요가 약하다는 뜻으로, 시장이 공격적인 상승 베팅을 꺼리고 있음을 의미한다. 여기에 옵션 시장까지 더하면 그림은 더 뚜렷해진다.
레비타스 집계에 따르면, 옵션 거래소 데리빗(Deribit) 기준 비트코인 30일 옵션 ‘델타 스큐(delta skew)’는 목요일 22%까지 치솟았다. 풋옵션(매도 권리)의 프리미엄이 콜옵션(매수 권리)보다 크게 높아졌다는 뜻으로, 통상 -6%에서 +6% 사이에 머무는 균형 범위를 한참 넘어선 수치다. 이는 투자자들이 단기적으로 ‘상승보다는 하락 위험’을 더 크게 보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마지막으로 이 스큐가 뚜렷한 강세 신호로 전환됐던 시점은 2025년 5월, 비트코인이 7만 5,000달러(약 10억 8,098만 원)를 재시험한 뒤 9만 3,000달러(약 13억 3,041만 원)를 회복했을 때였다.
ETF 거래대금은 견조…기관 수요 ‘소멸’론은 과장
흥미로운 점은 파생상품 지표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가리키고 있음에도, 미국 상장 비트코인 현물 ETF의 평균 일일 거래대금은 여전히 54억 달러(약 7조 7,830억 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비트코인 ETF가 제도권 포트폴리오 내 자산군으로 어느 정도 자리 잡았고, 단기 가격 조정이 곧바로 기관 수요 이탈로 이어지고 있지는 않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현 시점에서 ‘어디서 매수세가 돌아설지’를 특정하기는 어렵지만,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미국 고용지표와 경기 방향성이 보다 분명해지는 시점’이 비트코인 신뢰 회복의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고용이 급격히 악화될 경우 위험자산 전반이 다시 압박을 받을 수 있지만, 연착륙 시나리오가 확인된다면 현재 비트코인만 뒤처진 디커플링 국면이 되레 되돌림 랠리의 에너지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당분간 비트코인 시장은 레버리지 비중이 크게 줄지 않은 상태에서, 펀딩률·옵션 스큐 같은 파생상품 지표와 미국 고용·금리 경로라는 거시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높다. 강세장이 완전히 끝났다고 단정하기보다, ‘레버리지는 유지된 채 심리만 위축된 조정 구간’인지, 아니면 ‘위험자산 전반을 향한 선행 경고음’인지를 가르는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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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장 해석
비트코인 선물 미결제약정(OI)이 달러 기준 340억 달러로 2년 내 최저 수준까지 하락했지만, BTC 기준 수량은 거의 변하지 않아 레버리지 수요 자체가 크게 줄지는 않은 상태입니다.
최근 2주간 52억 달러 규모의 강제 청산이 발생하며 OI 감소에 기여했고, 펀딩 레이트도 4개월째 중립(연 12%) 이하에 머물러 시장 전반에 ‘공포·관망’ 심리가 짙게 깔려 있습니다.
미국 고용 지표 둔화에도 불구하고 주식과 금은 강세를 보이는 반면, 비트코인은 최근 한 달간 28% 조정과 함께 전통 시장과 디커플링(비동조화)되는 모습을 보여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습니다.
옵션 시장에서는 풋(하락 베팅) 프리미엄이 크게 높아지며 델타 스큐가 22%까지 치솟아, 전문 트레이더들이 하락 리스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 전략 포인트
달러 기준 OI 감소를 단순 ‘수요 붕괴’로 보기는 어렵고, 강제 청산과 가격 조정에 따른 자연스러운 축소라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펀딩 레이트가 장기간 과열이 아닌 중립 이하 구간에 있는 것은, 장기 투자자에게는 고점 레버리지 과열 구간 대비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정리되는 구간’일 수 있습니다.
옵션 델타 스큐가 높은 구간에서는 하락 베팅 비용이 비싸지는 만큼, 단기 숏 진입은 리스크·보상이 불리해질 수 있고, 반대로 옵션을 활용한 헤지(예: 커버드 콜, 프로텍티브 풋) 전략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ETF 일 평균 거래대금이 54억 달러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어, ‘기관 수요가 완전히 빠져나갔다’고 보기보다는 단기 모멘텀 부재와 거시 환경(고용·금리 가이던스)에 대한 불확실성이 문제라고 해석하는 편이 합리적입니다.
향후 촉매는 미국 고용·경기와 연동된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 그리고 위험자산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 회복 여부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 용어정리
미결제약정(Open Interest, OI)
아직 청산되지 않은 선물·옵션 계약의 총 수량 또는 금액을 의미합니다. OI가 높으면 시장에 열려 있는 포지션이 많다는 뜻이며, 방향성보다 ‘활성도’와 레버리지 규모를 파악하는 지표로 활용됩니다.
연율화 펀딩 레이트(Funding Rate)
무기한 선물 가격과 현물 가격의 괴리를 줄이기 위해 롱·숏 포지션이 서로 교환하는 비용입니다. 양(+)이면 롱이, 음(-)이면 숏이 비용을 내며, 연율화 수치가 높을수록 한쪽 방향 레버리지 쏠림과 과열을 의미합니다.
델타 스큐(Delta Skew)
같은 만기의 콜·풋 옵션 프리미엄 차이를 수치화한 지표입니다. 양(+)으로 크게 치우치면 풋(하락 헤지) 수요가 높아 공포·하락 우려가 크다는 뜻이고, 음(-)이면 콜(상승 베팅) 선호가 강한 낙관적 시장을 의미합니다.
디커플링(Decoupling)
비트코인 가격이 주식·금 등 전통 자산과 동조되지 않고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위험 회피 국면에서 비트코인이 독자적 약세를 보이면 ‘부정적 디커플링’로 해석됩니다.
💡 자주 묻는 질문 (FAQ)
Q.
미결제약정이 2년 내 최저 수준인데, 이게 곧 불장(강세장) 종료를 의미하나요?
달러 기준 OI가 줄어든 것은 가격 조정과 강제 청산의 결과일 뿐, 비트코인 수량 기준 OI는 거의 변하지 않았습니다. 이는 레버리지에 참여하는 코인 수는 비슷하지만 계약의 달러 가치만 줄었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OI 감소만으로 불장이 끝났다고 단정하기보다, 펀딩 레이트·옵션 스큐·현물·ETF 유입 등 다른 지표와 함께 종합적으로 해석해야 합니다.
Q.
옵션 델타 스큐가 22%까지 올랐다는 건 초보자 입장에서 어떻게 이해하면 되나요?
델타 스큐는 '하락 방어용 풋 옵션'과 '상승 베팅용 콜 옵션' 중 어느 쪽이 더 비싼지 보여 주는 지표입니다. 보통 -6%~+6%면 균형 상태인데, 22%까지 올라갔다는 건 시장 참여자들이 하락 위험을 막기 위해 풋 옵션에 높은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쉽게 말해, 현재 전문 트레이더들은 단기적으로 상승보다는 하락 또는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더 크게 보고 있다는 신호로 이해하면 됩니다.
Q.
ETF 거래대금은 여전히 높은데, 왜 가격은 계속 눌려 있는 건가요?
미국 상장 비트코인 ETF의 일 평균 거래대금이 54억 달러 수준으로 유지된다는 것은 기관·개인 모두 여전히 비트코인에 관심을 가지고 활발히 거래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다만, 거래가 많다고 해서 반드시 '순매수'가 많은 것은 아니며, 현재는 차익 실현·헤지·레버리지 축소 등 매도 성격의 거래도 함께 발생하면서 가격이 쉽게 위로 치고 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결국 방향성은 향후 고용·금리 등 거시 환경과 위험 자산 전체에 대한 투자 심리 개선 여부에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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