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이 글로벌 증시 랠리 속에서도 뚜렷한 상승 동력을 확보하지 못하며 ‘따로 노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시장 전반의 위험자산 선호가 강화됐지만, 암호화폐 시장은 자금 이탈과 투자 심리 약화라는 ‘구조적 약세’에 직면한 모습이다.
증시는 최고가 행진…비트코인은 정체
비트코인(BTC)은 5일 기준 24시간 동안 0.16% 상승에 그치며 6만4000달러(약 9100만원) 부근에서 횡보했다. 같은 시간 글로벌 주식시장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MSCI 전세계지수는 0.4% 상승했고, 아시아·태평양 지수도 2.2% 올랐다. 미국 S&P500과 다우지수 역시 전일 최고가를 기록했다. 인공지능(AI) 낙관론과 호르무즈 해협 재개 기대에 따른 유가 하락이 상승 재료로 작용했다.
반면 코인데스크20(CD20) 지수는 보합에 머물렀다. 구성 종목 중 상승 11개, 하락 9개로 방향성이 뚜렷하지 않았다.
“AI로 자금 이동”…암호화폐 수요 약화
이 같은 괴리는 ‘암호화폐 시장 약세’의 신호로 해석된다.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에서는 올해 상반기에만 54억달러(약 7조6900억원)가 순유출됐다.
DWF랩스는 보고서에서 “기관과 개인 투자자 모두 AI에 관심과 자금을 집중하면서 암호화폐에 대한 투자 수요가 식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지난 1년간 대부분 자산군이 AI 대비 성과가 부진했다”고 덧붙였다.
단기 변수로는 이날 발표 예정인 미국 고용지표와 ISM 서비스업 PMI가 꼽힌다. 거시경제 지표가 시장 방향성을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
기업 실적도 기대 하회…유동성 둔화 신호
스테이블코인 USDC 발행사 서클 인터넷($CRCL)은 2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7% 증가한 7억100만달러(약 9970억원)를 기록했지만 시장 예상치에는 미치지 못했다.
갤럭시 디지털($GLXY)은 이날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으며, 라이엇 플랫폼($RIOT)은 발표를 연기했다.
파생시장 ‘약세 우위’…알트코인 변동성 확대
파생상품 시장에서도 약세 신호가 감지된다. 암호화폐 선물 롱·숏 비율은 숏이 51%로 우세한 상태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ETH) 선물은 대체로 조용한 반면, 일부 알트코인에서는 공격적인 매수 흐름이 포착됐다. 특히 지캐시(ZEC)와 비트코인(BTC)은 매수 포지션이 적극적으로 늘어나는 모습이다.
반면 스텔라루멘(XLM)은 연 -23% 수준의 펀딩비를 기록하며 강한 하방 베팅이 쌓이고 있다. 도지코인(DOGE) 역시 약세 포지션이 우세하다.
한편 펌프(PUMP)는 하루 만에 115% 급등하며 가장 강한 상승률을 기록했지만, 전체 시장을 움직일 만한 수준의 유동성 확대는 아닌 것으로 평가된다.
테더(USDT) 공급 감소…“매도 막바지 vs 수요 감소”
온체인 데이터에서는 더 중요한 신호가 나타난다. 테더(USDT) 시가총액은 최근 60일 동안 40억달러(약 5조6900억원) 감소했다.
크립토퀀트는 이를 ‘자금 이탈’로 해석했다. 일반적으로 USDT 공급은 신규 자금 유입 시 증가하고, 반대로 줄어들면 시장에서 돈이 빠져나가고 있다는 의미다.
다만 해석은 엇갈린다. 과거 유사한 감소 국면은 종종 ‘매도 압력 소진’ 직전에 나타났고, 이후 비트코인 반등으로 이어진 사례도 있었다.
하지만 현재처럼 비트코인(BTC)이 몇 달째 횡보하는 상황에서는 단순히 ‘수요 감소’로 볼 여지도 있다. 결국 핵심은 USDT 공급이 다시 증가세로 전환되는지 여부다.
엇갈린 신호 속 관망 장세 지속
비트코인(BTC)은 낮은 변동성과 제한된 자금 유입 속에서 방향성을 찾지 못하고 있다. 옵션 시장에서는 상승 베팅(콜옵션)이 여전히 우세하지만, 일부 장외 시장에서는 약세 포지션도 병행되고 있다.
결국 현재 시장은 ‘자금 이동’과 ‘유동성 회복 여부’라는 두 축에 의해 좌우되는 국면이다. USDT 흐름과 거시지표가 동시에 개선되지 않는 한, 암호화폐 시장의 독자적 반등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