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Goldman Sachs·$GS)가 인공지능(AI) 자본지출이 미국 경제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와 부정적 효과가 모두 시장에서 과장됐다고 진단했다. AI 투자가 성장 동력인 것은 분명하지만 투자 총액만으로 국내총생산(GDP) 기여도나 다른 산업의 위축 정도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비즈니스인사이더(Business Insider)는 11일(현지시간) 제시카 린델스(Jessica Rindels) 골드만삭스 미국 담당 이코노미스트의 보고서 내용을 전했다. 린델스 이코노미스트는 “AI가 미국 GDP 성장에 매우 큰 기여를 하는 동시에 다른 경제활동을 상당 부분 밀어내고 있다는 시장의 주장은 모두 과장됐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AI 관련 자본지출이 미국 경제의 강력한 성장 동력이라는 점은 인정했다. 다만 실제 GDP 통계에 반영되는 효과는 겉으로 드러난 투자 규모만큼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대형 기술기업과 하이퍼스케일러가 AI 장비의 상당 부분을 해외에서 구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의 지출액에는 수입 장비 구매도 포함되지만 GDP는 미국 안에서 새로 생산된 재화와 서비스의 가치를 집계하므로 두 수치가 같은 폭으로 늘지는 않는다.
이 같은 구조에서는 대규모 서버와 연산 장비를 들여오더라도 지출 전액이 미국 내 생산 증가로 연결되지 않는다. AI 투자 총액과 미국 경제성장 기여도를 구분해야 한다는 골드만삭스 판단의 핵심이다.
보고서는 AI 투자가 다른 기업의 투자를 위축시키는 ‘구축효과’도 현재까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구축효과는 특정 부문의 지출이 자금과 인력, 설비를 흡수해 다른 경제활동을 줄이는 현상을 말한다.
기술과 건설, 차입 등 일부 영역에서는 AI 관련 지출이 자원을 흡수하는 흐름이 나타났다. 그러나 골드만삭스는 이런 현상이 경제 전반으로 확산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린델스 이코노미스트는 “AI 지출의 구축효과는 현재까지 완만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AI 투자의 상당 부분을 충분한 잉여현금흐름을 보유한 하이퍼스케일러가 집행하고 있어 다른 기업이 쓸 자금을 대규모로 밀어내는 정도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자금 조달 방식은 구축효과의 크기를 가르는 요인이다. 통상 기업이 외부 차입에 크게 의존하면 자금 수요가 금리와 다른 기업의 조달 여건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내부 현금으로 투자하면 금융시장을 통한 압박은 상대적으로 제한된다.
기업의 예산 재배치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골드만삭스는 기업들이 기존 중간재와 서비스 지출을 줄이는 대신 AI 서비스를 구매하는 사례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 경우 AI 서비스 지출이 늘더라도 기업 전체의 투자 수요가 같은 규모로 새로 증가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기존 지출 항목이 AI로 이동하는 효과와 경제 전체의 신규 수요 증가를 나눠 볼 필요가 있다.
골드만삭스는 AI 투자 자체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유지했다. 이번 분석은 AI 자본지출이 사라진다는 의미가 아니라 투자 확대의 거시경제적 파급력을 총액만으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기업별로도 같은 규모의 AI 투자가 서로 다른 결과를 낼 수 있다. 서버와 데이터센터 지출이 매출 증가로 이어지는지, 투자 재원을 현금과 차입 가운데 무엇으로 마련하는지에 따라 현금흐름과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지는 구조다.
본지는 앞서 알파벳의 대규모 설비투자가 서버와 데이터센터 지출로 이어지면서 잉여현금흐름이 적자를 기록한 사례를 전했다. 이는 AI 투자 규모뿐 아니라 매출과 현금흐름으로 이어지는 경로를 함께 살펴야 한다는 이번 분석과 맞닿아 있다.
또 연방준비제도 내부에서는 AI 인프라 수요가 일부 기술 제품과 전력 가격을 밀어 올릴 수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AI 자본지출의 영향은 GDP 기여도뿐 아니라 반도체·데이터센터 수요, 전력 비용과 기업별 재무 구조를 구분해 확인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