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공지능(AI) 투자가 2026년 6000억 달러(약 850조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지만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 미치는 직접 효과는 0.1%포인트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골드만삭스(Goldman Sachs)는 10일 보고서에서 2026년 미국 AI 투자가 GDP의 약 2%, 기업 고정투자의 1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 규모는 커졌지만 성장률 통계에 반영되는 효과는 이보다 작다는 판단이다.
보고서는 AI 투자의 규모와 거시경제 기여도를 구분해야 한다고 봤다. AI 설비투자 상당 부분이 수입 장비에 쓰이고, 데이터센터와 반도체·클라우드·전력 인프라 지출이 모두 미국 내 생산 증가로 잡히지는 않기 때문이다.
GDP는 한 나라 안에서 새로 생산된 재화와 서비스의 가치를 집계한다. 기업이 해외 장비를 사들이면 투자 지출로는 크게 보이지만 미국 내 생산 증가분으로는 같은 폭만큼 반영되지 않는다.
골드만삭스는 통계 기준 조정 뒤 성장 기여가 약 0.3%포인트로 높아질 수 있지만, 부의 효과와 구축 효과, 전기요금 부담을 반영하면 순효과는 약 0.2%포인트라고 10일 보고서에서 밝혔다.
구축 효과도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함께 나왔다. 골드만삭스는 2026년 AI 투자가 다른 경제활동을 밀어내는 규모를 약 500억 달러(약 70조8500억원)로 추산했다.
세부적으로는 다른 기술 투자 대체가 약 300억 달러(약 42조5100억원), 다른 건설 투자 위축이 약 100억 달러(약 14조1700억원), AI 관련 회사채 발행에 따른 금리 상승 효과가 약 100억 달러(약 14조1700억원)로 제시됐다.
금리 경로의 영향은 크지 않았다. 보고서는 AI 관련 자금 수요가 회사채 시장의 차입 비용을 높였지만 그 폭은 약 5bp에 그쳤고, 이에 따른 비AI 투자 감소분도 약 100억 달러로 잡았다.
제시카 린델스(Jessica Rindels) 골드만삭스 미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AI가 미국 GDP 성장에 매우 큰 기여를 하는 동시에 다른 경제활동을 상당 부분 밀어내고 있다는 시장의 주장은 모두 과장됐다”고 말했다. AI 투자 붐이 성장률을 단번에 끌어올리거나, 반대로 다른 투자를 광범위하게 잠식한다는 양쪽 해석 모두 경계한 발언이다.
이번 분석은 AI 인프라 투자의 산업적 의미를 부정한 것이 아니다. 데이터센터, 반도체, 클라우드, 전력 인프라에 대한 지출은 계속 확대되고 있다.
다만 골드만삭스의 계산은 AI 투자 총액과 미국 경제성장 기여도를 구분해야 한다는 데 초점을 맞췄다. 투자 총액이 크다는 사실만으로 미국 경제 전체의 성장 기여를 단정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가상자산 시장으로 해석을 넓히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번 보고서에서 확인된 쟁점은 미국 AI 자본지출의 규모와 GDP 반영 효과, 다른 투자와의 대체 관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