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Oracle)의 뉴멕시코 AI 데이터센터 사업이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일정에 걸렸다. 최대 1650억 달러(약 234조원) 규모로 거론된 프로젝트 주피터(Project Jupiter)는 서버 설치보다 전력·가스·물·인허가가 먼저 맞물려야 하는 인프라 사업이라는 점을 드러냈다.
오일프라이스는 14일(현지시간) 에너지트랜스퍼(Energy Transfer) 자회사 트랜스웨스턴 파이프라인(Transwestern Pipeline)이 그린칠레 프로젝트(Green Chile Project)의 예상 가동일을 2026년 8월 15일에서 2027년 2월 1일로 늦췄다고 보도했다. 이 파이프라인은 뉴멕시코 도냐아나 카운티의 프로젝트 주피터에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기반 시설이다.
프로젝트 주피터는 오라클과 BorderPlex Digital Assets가 추진하는 AI 데이터센터 캠퍼스다. 공개된 FERC 문서에는 이 사업이 최대 1650억 달러 투자, 건설 일자리 4000개 이상, 상시 일자리 1500개와 연결된다고 적혔다.
오라클은 지난 4월 27일 발표에서 블룸에너지(Bloom Energy) 연료전지가 현장 전력 설비로 쓰인다고 밝혔다. 당시 오라클과 블룸에너지는 최대 2.8GW 규모의 연료전지 공급 확대를 발표했으며, 기존 가스터빈·디젤 발전기 설계를 연료전지 마이크로그리드로 바꾸는 구조를 제시했다.
병목은 연료전지 자체가 아니라 연료 공급망이다. 데이터센터다이내믹스(Data Center Dynamics)는 그린칠레 프로젝트가 하루 최대 40만 Dth, 약 4억 입방피트 상당의 천연가스를 현장에 공급하도록 설계됐다고 전했다. 연료전지는 연소 방식 발전은 아니지만 현재 계획에서는 천연가스 공급과 파이프라인 허가가 전제다.
그린칠레 프로젝트는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기존 전력망 접속만으로 처리되기 어려워지면서 나온 현장 발전형 해법의 일부다. 데이터센터가 자체 또는 인접 발전 설비를 두면 송전망 병목을 줄일 수 있지만, 연료 조달과 대기질 허가, 토지 통과 권리라는 별도 규제 절차를 피하기 어렵다.
뉴멕시코 주 토지국은 7월 15일 에너지트랜스퍼의 재검토 요청을 다시 거부했다고 밝혔다. 신청 대상은 전체 17마일 파이프라인 중 주정부 토지를 지나는 0.6마일 구간이었다.
스테파니 가르시아 리처드(Stephanie Garcia Richard) 뉴멕시코 토지국장은 성명에서 “대규모 AI 데이터센터는 물 같은 핵심 자연자원을 빠르게 고갈시키고, 운영 전력 조달 과정에서 높은 배출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주 토지국은 수자원 부담, 온실가스 배출, 주 신탁토지의 이익에 부합하는지 여부를 거부 사유로 제시했다.
오라클은 사업의 지역 경제 효과를 강조하고 있다. 회사는 7월 28일 발표에서 프로젝트 주피터가 이미 주·카운티 세수 약 8000만 달러(약 1134억원)를 만들었고, 장기 경제효과는 47억 달러(약 6조6646억원)를 넘을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오라클은 같은 발표 말미에서 세수·고용·투자 관련 전망이 대기 허가와 파이프라인 승인을 전제로 한다고 적었다. 경제효과를 앞세운 회사의 설명과 주정부의 환경·토지 관리 판단이 같은 인허가 절차 안에서 맞서는 구도다.
전력 설계도 공개 검토를 받고 있다. 오라클은 6월 3일 뉴멕시코 환경부가 수정된 대기질 허가 신청을 공개 검토 단계로 넘겼다고 밝혔다. 회사는 새 설계가 기존 가스터빈 계획보다 질소산화물 배출을 약 92% 줄이고, 냉각과 전력 생산에 식수원을 쓰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프로젝트 주피터에는 오픈AI(OpenAI)도 배경 사업자로 언급돼 왔다. AI 모델 학습과 추론 수요가 커지면서 데이터센터는 서버와 반도체뿐 아니라 전력 조달 방식, 냉각수 사용, 지역 세수와 토지 이용 문제까지 함께 묶인 사업으로 바뀌고 있다.
시장 반응은 제한적이지만 관련 종목에 대한 관심은 나타났다. 스톡트윗츠(Stocktwits)는 7월 15일 주 토지국의 재거부 이후 오라클과 블룸에너지 관련 메시지량이 24시간 기준 두 배 이상 늘었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는 커뮤니티형 거래 플랫폼의 반응으로, 프로젝트 일정 변화가 주가 방향을 확정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국내 투자자에게도 이 사안은 AI 인프라 투자가 반도체와 클라우드 계약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본지는 앞서 텍사스 전력망 접속 대기 물량에서 데이터센터 비중이 커진 흐름을 전했다. 미국 데이터센터 사업은 전력망 접속, 현장 발전, 가스 조달, 지방정부 인허가가 동시에 가격과 일정에 영향을 주는 구조로 옮겨가고 있다.
이번 사안은 AI 데이터센터 확장이 전력망 밖의 현장 발전으로 이동하더라도 허가 리스크를 피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프로젝트 주피터의 일정 영향은 그린칠레 프로젝트의 2027년 2월 1일 가동 목표와 수정 전력 계획 심사 결과에 따라 달라진다.
검증 출처: OilPrice, Oracle, New Mexico State Land Office, Data Center Dynamics, FERC, Stocktwit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