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 Legend Shipping이 2026년 8~10월 중국과 유럽을 잇는 북해항로 컨테이너 운항을 8항차로 확대한다. 호르무즈해협과 홍해를 둘러싼 해상 불안 속에서 중국 화주가 수에즈 운하 밖의 계절형 우회 항로를 상업 노선으로 시험하는 흐름이다.
로사톰(Rosatom)은 8월 7일 북해항로를 통해 유럽으로 향하는 중국 환적 선박 7척에 통행 허가를 발급했다고 밝혔다. 알렉세이 리하초프(Alexei Likhachev) 로사톰 수장은 Sea Legend Shipping이 북해항로를 통한 첫 정기 컨테이너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리하초프 수장은 이번 운항이 과거의 시험 항해와 달리 항해 시즌 동안 매주 선박을 투입하는 체계라고 설명했다. 러시아 북부 연안을 따라가는 북해항로가 단발성 실험에서 반복 운항 상품으로 옮겨갈 수 있는지가 이번 시즌의 핵심이다.
운항 거점은 닝보-저우산으로 잡혔다. 포트뉴스(PortNews)는 Sea Legend Shipping의 항해 일정표를 근거로 1,740TEU급 Dubai Tower가 8월 15일 닝보를 출발해 9월 5일 영국 펠릭스토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첫 항차 이후에는 로테르담, 빌헬름스하펜, 그디니아 등 유럽 항만으로 이어지는 환적 일정이 제시됐다. 전체 프로그램은 8월부터 10월까지 8항차로 구성됐다.
소요 시간은 보도마다 18~22일로 차이가 있지만, Sea Legend Shipping은 북극 노선이 중국과 북유럽 사이 운송 시간을 약 20일 수준으로 줄인다고 내세운다. 수에즈 운하를 지나는 기존 항로가 40일대, 아프리카 남단을 도는 노선이 50일대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점과 비교한 수치다.
포춘(Fortune)은 이 항로를 러시아 북부 연안을 따라가는 3,400마일 규모의 얼어붙은 통로라고 전했다. 가디언(The Guardian)은 같은 항로를 약 5,500km로 설명했다.
북해항로는 러시아 북부 연안을 따라 북극해를 지나는 Northern Sea Route다. 통상 항행 허가, 기상·빙해 정보, 쇄빙선 지원, 안전 지침이 함께 작동해야 하는 항로로, 일반 원양 항로보다 러시아 인프라 의존도가 높다.
이번 항로 확대의 배경에는 호르무즈해협 불안이 있다. 로이터(Reuters)는 8월 초 걸프 핵심 수로의 선박 통항이 크게 늘지 않았고, 미·이란 협상 진전도 불확실했다고 전했다.
본지도 앞서 호르무즈 통항 경로 합의가 전면 재개로 이어지려면 추가 조율이 필요하다고 전한 바 있다. 다만 현재 확인된 흐름은 완전 폐쇄가 아니라 통항 불안과 우회 수요 확대에 가깝다.
Sea Legend Shipping이 겨냥하는 화물은 전자상거래, 배터리, 자동차 부품처럼 납기가 중요한 품목이다. 로이즈리스트(Lloyd’s List)는 이 항로의 운임이 기존 해상 운송보다 높을 수 있지만 철도보다 경쟁력이 있을 수 있고, 시간에 민감한 화물이 주요 대상이라고 전했다.
한국 독자에게 닿는 지점도 해상 물류와 공급망이다. 배터리와 자동차 부품은 한국 기업도 중국·유럽 공급망과 맞물린 품목이지만, 이번 운항이 크립토나 반도체 시장으로 직접 이어진다는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상업성 평가는 엇갈린다. 로사톰은 페르시아만 불안이 커질수록 북해항로의 전략적 가치가 커진다는 입장이지만, 가디언과 파이낸셜타임스(FT)는 러시아 제재, 보험비, 구조 인프라, 환경 부담을 함께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계절성도 남아 있다. 북극 해빙이 줄며 운항 창이 넓어졌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빙해 리스크와 쇄빙선 지원 수요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Sea Legend Shipping의 2025년 첫 시험 항해는 약 4,000TEU 화물을 싣고 닝보-저우산에서 펠릭스토까지 약 20일 만에 도착한 사례로 남았다. 2026년 프로그램의 첫 공개 일정은 9월 5일 전후 펠릭스토 도착이며, 8~10월 운항 결과가 반복 노선화 여부를 가르는 기준이 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