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8월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기준금리 전망이 동결 11명, 인상 10명으로 갈렸다. 7월 기준금리 인상 뒤 두 차례 연속 인상 여부가 27일 회의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연합인포맥스는 21일 국내외 금융기관 21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11명이 이달 기준금리가 연 2.75%로 동결될 것으로 봤다고 보도했다. 나머지 10명은 기준금리가 연 3.00%로 0.25%포인트 인상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7월 16일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 올렸다. 이 때문에 8월 회의는 단순한 금리 수준 결정이 아니라 연속 인상 여부를 가르는 회의가 됐다.
본지도 앞서 서울채권시장이 두 차례 연속 인상 여부를 가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후 채권시장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연속 인상 전망이 다소 힘을 얻었지만, 이번 조사에서 분석가 의견은 동결 쪽이 근소하게 앞섰다.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 등 통화신용정책의 주요 사항을 심의·의결하는 한국은행 기구다. 기준금리는 은행 간 단기자금 거래와 채권금리, 대출금리, 환율, 자산시장 여건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주는 정책 금리다.
동결을 예상한 쪽은 물가와 성장률 전망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연속 인상을 정당화할 만큼 수요 측 인플레이션 압력이 뚜렷하지 않다고 봤다. 장현상 KB국민은행 연구원은 “성장률 전망치가 상당 폭 상향 조정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최근 확인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볼 때 수요측 인플레이션 압력이 확인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장 연구원의 판단은 경기 전망 상향과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곧바로 연결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성장률 전망이 높아지더라도 소비·서비스 등 수요 측 물가 압력이 충분히 확인돼야 연속 긴축 명분이 커진다는 논리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도 “한국은행이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겠으나, 최근 환율 하락과 주가 하락 등 금융 안정 요인이 다소 약화한 점을 고려하면 연속 금리 인상을 할 만큼 시급한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2분기 성장이 예상보다 강했지만 물가 상승 압력이 가파르게 이어지는 상황은 아니라고 봤다.
문홍철 DB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호황과 부동산 규제 등은 금리 인상을 지속할 것으로 보는 요인이다”며 “다만 내수 부진은 여전해서 금리 인상 속도와 최종 수준을 조절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김성수 한화증권 연구원은 “가계부채는 기준금리 인상 이후 데이터가 확인되지 않았고 외환시장은 이전 대비 안정을 찾은 상황이다”며 “지금은 연속 인상보다 7월 인상의 효과를 점검해봐야 할 때이다”고 설명했다.
인상 전망도 팽팽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실물 경제 여건이 큰 폭의 성장률 상향이 이뤄질 정도로 빠르게 개선되고 있어 추가 인상 시기를 당초 예상에서 앞당겨 조정한다”며 “특히 수출 증가율이 꾸준히 예상을 웃돌며 높은 수준을 유지한 데 이어 내수 지표들 역시 연쇄적으로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지욱 스테이트스트리트 은행 연구원은 “최근 유상대 부총재가 퇴임 기자회견에서 성장과 물가 전망을 살피며 기준금리 정책을 사전적으로, 선제적으로 진행한다 언급했다”며 “당사 예상대로 성장 및 근원물가 전망을 모두 상향 수정한다면 기준금리 인상을 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스테이트스트리트 은행은 한국은행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6%에서 3.2~3.3% 수준으로 올릴 수 있다고 봤다.
근원물가 전망에 대한 시각도 인상론의 근거로 제시됐다. 스테이트스트리트 은행은 근원물가 상승률 전망이 2.4%에서 2.5~2.6% 수준으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연속 인상을 넘어 최종 기준금리 수준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박석길 JP모건 연구원은 “8월에 올리고선 이후 분기별 인상을 통해 내년 2분기까지 기준금리가 3.75%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인플레이션과 잠재성장률 추세의 상방 리스크를 고려하면 최종 금리 수준을 미리 고정하는 데 위험이 있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전망 차이는 한국은행이 성장, 물가, 금융안정 가운데 어떤 신호에 더 무게를 둘지에 걸려 있다. 반도체 경기와 수출 개선은 인상 논리를 뒷받침하고, 내수 부진과 환율 안정, 7월 인상 효과 점검 필요성은 동결 논리로 제시됐다.
원화 흐름도 회의 전 변수로 꼽힌다. 본지는 앞서 원화 강세가 한국은행의 8월 금융통화위원회 변수로 거론된다고 전했다.
금리 결정은 비트코인(BTC)을 포함한 위험자산에도 간접 변수다. 기준금리와 미국 물가 흐름은 원화 유동성, 달러 금리 환경, 채권금리 움직임을 통해 위험자산 가격 조건에 영향을 준다. 다만 이번 조사는 거시경제 전문가의 금리 전망을 집계한 것이며, 특정 자산 가격 방향을 제시하는 자료는 아니다.
한국은행은 27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같은 날 경제전망에서 성장률과 근원물가 전망 조정 폭도 공개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