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캐나다의 무역협상이 50% 관세 시한을 넘기며 최종 문안 조율 단계에서 지연되고 있다. 캐나다가 합의를 명시적으로 거부했다기보다 자동차·유제품·주류 시장 접근과 북미무역협정 운영 방식을 놓고 막판 이견을 좁히지 못한 흐름에 가깝다.
마크 카니(Mark Carney) 캐나다 총리는 18일 성명에서 미국과의 협상에 “중대한 진전”이 있었지만 “아직 해야 할 일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캐나다산 일부 상품에 대한 50% 관세 시행을 21일 종료 시점까지 미뤘다.
쟁점은 관세 한 건에 그치지 않는다. 제이미슨 그리어(Jamieson Greer)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7월 20일 발표에서 캐나다의 미국산 주류 판매 제한, 미국 자동차 수출 쿼터, 유제품 시장 접근 문제를 들어 캐나다산 약 200억 달러(약 27조7200억원) 수입품에 5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은 1930년 관세법 338조를 근거로 들었다. 이 조항은 미국 상품에 차별적 조치가 있다고 판단할 때 상대국 상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이다.
캐나다는 앞서 디지털서비스세를 철회하며 미국과의 더 큰 무역협상을 열었다. 그러나 미국이 요구한 시장 접근 문제는 그대로 남았고, 협상은 세금 한 항목을 넘어 자동차·주류·유제품 등 공급망과 내수시장 개방 문제로 확장됐다.
캐나다 외교부는 6일 도미닉 르블랑(Dominic LeBlanc) 캐나다 대미통상 담당 장관과 협상단이 미국과 ‘미해결 무역 현안’과 ‘현대화된 쿠스마(CUSMA)’ 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쿠스마는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을 캐나다에서 부르는 명칭이다.
이번 협상은 캐나다산 50% 관세 발효 시한이 한 차례 미뤄진 뒤 이어진 후속 국면이다. 본지는 앞서 미국과 캐나다 협상팀이 관세 마감 시한을 앞두고 합의안 조율을 이어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7월 2일 미국이 USMCA를 16년 단위로 자동 연장하지 않고 연례 검토 체제로 넘겼다고 밝혔다. 협정 틀은 유지하되 자동차, 주류, 유제품 등 세부 항목을 매년 다시 점검하는 구조가 된 셈이다.
통상협정의 연례 검토 체제는 상대국에 지속적인 협상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관세율과 원산지 기준, 시장 접근 조건이 장기간 고정되지 않는 만큼 투자와 조달 계획을 보수적으로 짤 수밖에 없다.
시장 반응은 외환과 주식에서 먼저 나타났다. 로이터는 18일 캐나다달러가 달러당 1.39캐나다달러 선까지 약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20일에는 무역합의 기대와 유가 상승이 겹치며 캐나다달러가 3개월 만의 고점 부근까지 되돌아갔다. 토론토 증시의 S&P/TSX 종합지수는 21일 0.7% 상승했다.
다만 정치적 수용성은 낮다. 여론조사업체 아바커스데이터(Abacus Data)는 캐나다인의 36%가 보복관세를, 30%가 협상 지속을, 18%가 미국에 대한 양보를 지지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관세 완화 기대가 먼저 반영됐지만 캐나다 내 여론은 양보보다 재협상 또는 대응 쪽에 가까웠다. 자동차와 유제품은 지역 일자리와 농업 보호 체계가 걸린 분야라 협상 문안이 정치 쟁점으로 번질 여지도 크다.
크립토 시장과의 직접 연결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사안은 캐나다달러, 원자재, 북미 제조·수출 기업에 더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무역 변수다.
비트코인(BTC) 등 위험자산에는 거시 불확실성 경로로만 연결될 수 있다. 양측은 22일 한국시간 현재 최종 공동합의문을 공개하지 않은 채 세부 문안 조율을 이어간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