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가상자산 시가총액이 9월 23일 3조달러 선을 회복했다. 미국 현물 비트코인(BTC) ETF 유입과 숏 포지션 청산이 상승 배경으로 거론됐고, 유가와 미국 국채금리 하락도 위험자산 부담을 일부 낮췄다.
시장 집계는 데이터 제공처와 기준 시점에 따라 약 2조9300억달러에서 3조600억달러까지 차이를 보였다. 이에 따라 현재 시가총액은 특정 수치보다 3조달러 선을 회복했다는 흐름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Farside Investors 집계에서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는 9월 21일 9억9900만달러(약 1조3526억원) 순유입을 기록했다. 9월 18일 4억3300만달러(약 5863억원)에서 유입 규모가 커졌고, 9월 22일에도 7억1470만달러(약 9677억원)가 들어왔다.
9월 21일 자금은 블랙록의 IBIT 3억8140만달러(약 5164억원), ARK 21Shares의 ARKB 2억8910만달러(약 3914억원), 피델리티의 FBTC 2억3880만달러(약 3233억원) 순이었다. ETF 순유입은 펀드로 들어온 자금 흐름을 보여주지만 최종 투자자와 실제 현물 매수 시점까지 공개하지는 않는다.
ETF는 여러 자산을 묶어 거래소에서 주식처럼 사고파는 상품이다. 현물 비트코인 ETF는 비트코인 가격을 추종하도록 설계됐지만, ETF로 유입된 자금이 모두 같은 시점에 현물 비트코인 매수로 이어졌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레버리지 포지션 정리도 가격 상승폭을 키운 요인으로 제시됐다. AMBCrypto는 9월 21일 하루 동안 9억달러 이상 규모의 비트코인 숏 포지션이 청산됐다고 보도했다.
숏 포지션은 가격 하락을 예상하고 자산을 빌려 판 뒤 나중에 되사는 거래다. 가격이 오르면 손실을 줄이기 위한 강제 매수가 발생할 수 있어 추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지지만, 이는 신규 현물 투자금 유입과는 다른 수급 요인이다.
다만 해당 청산 규모는 코인글래스의 공개 청산 페이지에서 당시 세부 수치를 다시 확인하기 어려웠다. 따라서 9억달러 이상이라는 수치는 AMBCrypto가 제시한 규모로 한정해 볼 필요가 있다.
거시 환경도 위험자산에 우호적으로 바뀌었다. AP통신은 브렌트유가 9월 21일 3.4% 하락해 배럴당 100.34달러(약 13만5860원)를 기록했고,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최근 고점인 약 5.04%에서 4.96% 수준으로 낮아졌다고 전했다.
유가와 국채금리가 함께 내리면 인플레이션과 금리 부담이 완화됐다는 해석이 나올 수 있다. 그러나 유가는 여전히 배럴당 100달러 안팎이고 국채금리도 5%에 근접해 거시 위험이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번 반등을 신규 현물 수요만으로 설명하기도 어렵다. ETF 유입과 숏커버링이 동시에 나타난 만큼, 숏 포지션 정리가 마무리된 뒤에도 ETF 순유입이 이어지는지가 시장 흐름을 가를 수 있다.
경고 신호로는 코인베이스 프리미엄 지수가 제시됐다. AMBCrypto는 해당 지수가 아직 '그린존'에 진입하지 않았다고 분석했으며, 이는 미국 코인베이스의 비트코인 가격이 해외 거래소보다 강하게 형성되는 현물 매수 신호가 뚜렷하지 않다는 의미로 설명됐다.
코인베이스 프리미엄 지수는 코인베이스와 해외 거래소의 비트코인 가격 차이를 활용해 미국 투자자의 상대적인 현물 매수 강도를 살피는 지표다. 다만 최신 지수 수치는 별도로 확인되지 않아 미국 현물 수요가 약하다는 판단은 해당 분석의 범위에서 봐야 한다.
국내 투자자에게도 ETF 자금 흐름과 레버리지 청산은 가상자산 가격 변동을 해석하는 주요 지표가 될 수 있다. 앞서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 유입에도 파생상품 레버리지가 가격을 흔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 만큼, 자금 유입 규모만으로 시장의 상승 지속 여부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향후에는 ETF 순유입이 이어지는지, 숏 포지션 청산 이후에도 비트코인 가격이 지지를 받는지, 코인베이스 프리미엄 지수가 개선되는지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정민석 기자
댓글0
첫 댓글을 남겨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