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이 9월 21일 8만6349.90달러까지 오르며 8만6000달러선에 복귀했다. 최근 3개월 상승률은 약 34%지만, 2025년 10월 기록한 사상 최고가 12만6000달러와 비교하면 여전히 약 30% 낮다.
가격 반등만으로 새로운 강세장 진입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시장 흐름을 판단하려면 온체인 비용 기준과 현물 ETF 자금 흐름, 스테이블코인 공급, 장기 보유자의 매도 행동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 가격보다 중요한 7개 지표
첫 번째는 고점 대비 하락폭과 반감기다. 비트코인은 2024년 4월 반감기를 거쳤고 다음 반감기는 블록 높이 105만에서 2028년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감기는 신규 공급 증가율을 낮추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공급 감소 효과가 약해질 수 있어 단독 판단 기준으로 쓰기 어렵다.
두 번째는 온체인 비용 기준이다. 글래스노드는 9월 16일 보고서에서 비트코인의 실현시장 평균가격을 7만6700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시장 참여자의 평균 취득가에 가까운 기준선으로, 가격이 이 수준을 웃돌면 전체 시장의 손익 구조가 개선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가격이 실현시장 평균가격을 다시 밑돌 경우에는 반등의 지속성을 재점검해야 한다. 다만 이 기준선 하나만으로 시장의 방향을 결정할 수는 없다.
세 번째는 MVRV와 MVRV Z점수다. MVRV는 시장가치를 온체인 취득원가와 비교하는 지표다. 과거에는 높은 값이 과열 구간, 0선 부근이 저평가 구간으로 활용됐지만 시장 규모와 참여자 구성이 달라진 만큼 과거 고점을 현재 시장에 기계적으로 적용해서는 안 된다.
네 번째는 현물 ETF 자금 흐름과 실현시가총액이다.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에는 9월 21일 9억9900만달러(약 1조3530억원)가 순유입됐다. 블랙록의 IBIT에는 3억8140만달러(약 5164억원), ARK 21Shares의 ARKB에는 2억8910만달러(약 3914억원), 피델리티의 FBTC에는 2억3880만달러(약 3233억원)가 들어왔다.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 자금 흐름은 이번 사이클에서 수요를 가늠하는 지표로 자주 쓰인다. 다만 ETF 흐름은 자금의 방향을 보여줄 뿐 유입 원인이나 장기 투자 의도까지 설명하지는 않는다.
다섯 번째는 스테이블코인 공급이다. 디파이라마(DeFiLlama)의 최근 집계에서 전체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은 약 3051억달러(약 413조원)다. BlockTempo는 9월 23일 분석에서 스테이블코인 공급이 최근 몇 달 동안 새로운 고점을 만들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가격이 오르더라도 대기성 달러 유동성이 함께 늘지 않는다면 신규 자금 유입보다 기존 자금 이동이나 공매도 청산이 상승을 이끌었을 가능성을 따져야 한다. 스테이블코인 공급은 발행사 정책과 규제 환경의 영향도 받는다.
여섯 번째는 장기 보유자의 매도 행동과 매도자 위험 비율이다. 이 지표가 급격히 높아지면 장기 보유자가 수익 실현에 나서고 있을 가능성이 커진다. 반대로 낮은 수준이 유지되면 상승 과정에서 기존 보유자의 대규모 매도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글래스노드가 집계한 매도 측 위험 비율은 7bp로 8월 고점의 16bp보다 낮았고, 장기 보유자가 실현이익에서 차지한 비중도 8월 고점의 88%에서 47%로 떨어졌다. 매도 측 위험 비율은 거래소의 실제 매수·매도 체결량이 아니라 보유 물량에서 이익이나 손실이 얼마나 실현됐는지를 보여주는 온체인 지표다.
일곱 번째는 알트코인 순환과 옵션시장이다. 과거 시장 고점에서는 비트코인에서 알트코인으로 자금이 빠르게 이동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현재는 알트코인 시가총액 비중이 비트코인 대비 뚜렷하게 확대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옵션시장에서는 글래스노드가 9월 16일 보고서에서 8만5000달러 부근의 콜옵션 매물대와 7만2000달러의 최대 고통 가격을 주요 기준으로 제시했다. 8만3000~8만6000달러 구간에는 장기 보유자 매입 원가와 현물 ETF 손익분기점이 겹쳐 있다.
◇ 금리 인상에도 반등한 비트코인
미 연방준비제도는 9월 16일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를 3.75~4.00%로 25bp 인상했다. 완화적 금리 환경과는 거리가 있는 상황에서도 비트코인이 반등했다는 점은 확인됐지만, 상승 흐름이 이어지려면 ETF 순유입과 실현시가총액 증가가 함께 나타나는지 살펴야 한다.
현재 시장은 바닥 신호는 약화됐지만 천장 신호도 완성되지 않은 구간에 가깝다. 8만3000~8만6000달러는 매물과 비용 기준이 겹치는 범위로 제시됐으며, 이 구간 위에서 가격이 유지되는지와 신규 자금 지표가 개선되는지가 주요 확인 대상이다.
단일 지표만으로 강세장 진입이나 고점 형성을 판단할 수는 없다. ETF 자금은 단기 변동성이 크고 스테이블코인 공급은 정책과 규제의 영향을 받으며, 과거 반감기 패턴도 미래 가격을 보장하지 않는다.


김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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