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천연가스 가격이 미국과 이란의 협상 교착과 카타르산 액화천연가스(LNG) 공급 차질 우려로 반등했다. 다만 유럽연합(EU)은 당장 공급 부족보다 겨울철 조달 비용과 가격 변동성을 경계하고 있다.
네덜란드 TTF 선물 최근월물은 28일 장 초반 전 거래일보다 2.15% 오른 메가와트시(MWh)당 73.62유로를 기록했다. 지난주 약 9% 하락한 뒤 상승 전환했다.
오일프라이스닷컴은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조건을 둘러싸고 합의하지 못하면서 카타르산 LNG 공급 정상화 시점이 불투명해졌다고 전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산 원유와 LNG 수송이 집중되는 해상 통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카타르가 2025년 1100억㎥ 이상의 LNG를 수출했으며, 이 가운데 1050억㎥가량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고 집계했다. 해당 해협을 지나는 LNG는 전 세계 거래량의 약 20%에 해당한다.
아시아가 카타르산 LNG의 주요 수요처인 만큼 유럽은 아시아와 대체 물량을 놓고 경쟁할 가능성이 있다. 유럽이 겨울철 비축을 위해 현물 LNG를 추가로 확보하면 아시아 구매자와 같은 물량을 두고 경쟁할 수 있다는 뜻이다.
저장률도 부담이다. 가스인프라스트럭처유럽(GIE)에 따르면 27일 오전 6시 기준 EU 가스 저장시설은 70.62% 찼고, 독일 저장률은 57.15%로 EU 평균을 밑돌았다.
EU 저장률은 과거 5년 평균인 80%를 웃도는 수준보다 낮다. 유럽과 독일의 낮은 가스 저장률이 겨울철 가격 변동 요인으로 거론된 바 있다.
다만 EU 집행위원회는 공급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고 보지 않았다. 집행위원회는 25일 가스조정그룹 회의 뒤 “현재로서는” EU 가스 공급이 안정적이라고 밝혔다.
집행위원회는 LNG 수입능력 확대와 가스 수요 감소, 공급처 다변화가 낮은 저장률을 보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현재 시장의 핵심 위험은 즉각적인 물리적 공급 부족보다 겨울철 조달 비용 상승으로 옮겨가고 있다.
실제 공급 흐름이 완전히 끊긴 것은 아니다. Kpler는 9월 초 유럽 LNG 수입량이 전주보다 19.4% 감소했다고 집계했지만, 일부 카타르 물량이 다시 유입되면서 유럽행 공급이 전면 중단된 상황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카타르에너지의 LNG 생산 중단 이후 일부 카타르·아랍에미리트 화물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지만, 유럽 수급을 크게 바꿀 정도의 물량은 아닌 것으로 분석됐다. 공급이 재개되는지와 재개되더라도 어느 규모까지 회복되는지가 가격 흐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시장 전망은 엇갈린다. 로이터 칼럼은 카타르 공급이 장기간 제한되면 유럽이 올해 약 160억㎥의 LNG를 현물시장에서 추가 확보해야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EU 집행위원회와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낮아진 수요와 확대된 수입 인프라를 근거로 물리적 공급 부족보다 조달 비용 상승을 핵심 위험으로 꼽았다. 같은 공급 차질이라도 저장률과 수요 수준에 따라 가격 충격의 크기가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시장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통항 정상화와 카타르 LNG 생산 재개 여부, EU 저장률 상승 속도를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 저장률이 낮은 상태에서 겨울철 수요가 겹치면 조달 비용과 가격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10월 8일 겨울철 대비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김미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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