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 해킹 뒤 결제 지연 논의…T+1시간 제안 나와
바이낸스 해킹 이후 일부 가상자산 업체와 기관 관계자들이 거래 심사와 결제 지연을 검토하고 있다. 서드아이 최고경영자는 전통 금융의 T+1일 결제를 한 시간으로 줄이는 방안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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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30일 바이낸스(Binance)에서 63억달러(약 8조4420억원) 규모의 자산 탈취 사건이 발생한 뒤, 일부 가상자산 업체와 기관 관계자들이 자금 이체 심사와 결제 지연을 논의하고 있다.
블룸버그(Bloomberg)는 5일 거래 속도와 사고 발생 시 자금 이동에 개입할 여지 사이의 균형을 놓고 업계에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빠르고 되돌리기 어려운 이체를 장점으로 내세워 온 시장에서 전통 금융의 결제 절차를 참고하자는 의견이 나온 것이다.
탈취 자금의 이동 경로는 공개 블록체인에서 추적할 수 있지만, 추적이 곧 회수를 뜻하지는 않는다. 테더(Tether)와 서클(Circle)은 통제 권한이 있는 일부 자산을 동결했다. 자금이 옮겨진 뒤 개입할 수 있는 수단은 자산마다 다르다.
전통 금융에서는 은행과 결제망, 청산기관이 의심스러운 이체를 심사하고 필요한 경우 자금 이동을 중단할 수 있다. 이런 절차가 모든 거래를 되돌리거나 사고를 막아 주는 것은 아니다. 다만 최종 결제 전에 이상 징후를 살필 시간을 준다.
톈쩡(Tian Zeng) 서드아이(Third Eye) 최고경영자는 “하루 뒤 결제는 원하지 않지만 한 시간 뒤 결제라면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결제 시간이 늘고 심사 절차가 더해지면 공격자가 탈취 자산을 빠르게 옮기기 어려워진다고 설명했다.
T+1은 거래가 이뤄진 다음 날 최종 결제를 마치는 방식이다. 톈쩡이 언급한 방안은 결제 대기 기간을 하루에서 한 시간으로 줄이는 구상이다. 결제 시점에 대기 시간을 두는 것과 거래소 지갑의 입출금을 늦추는 것은 적용 단계가 다르다.
조슈아 림(Joshua Lim) FalconX 시장 공동책임자는 “더 많은 기관이 들어오면서 가상자산 시장의 고객층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기관은 거래를 되돌리기 어렵다는 위험을 전적으로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디파이 업체 유닛(Unit)은 의심 자산을 가려낼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입금과 출금을 늦추고 있다. 에이브(AAVE) 커뮤니티에서도 바이낸스 사고 이후 자금 이동 한도를 두자는 요구가 나왔다. 결제 시간을 조정하자는 제안과 입출금 대기 조치는 서로 다른 단계에 적용된다.
이전에는 자산을 어디에 보관할지가 주요 쟁점이었다. 블룸버그는 FTX 붕괴 이후 거래소 밖의 제3자에게 자산을 맡기고 거래 담보를 거래소와 분리하려는 수요가 커졌다고 보도했다. 이번에는 자금을 옮기는 과정에 심사 시간을 둘지가 논의 대상에 올랐다.
토큰포스트는 앞서 바이낸스가 출금 정지 뒤에도 1시간 23분간 자금 이체를 이어갔다고 보도했다. 출금을 정지하는 조치와 이미 진행 중인 자금 이동을 통제하는 문제는 별개로 다뤄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금융위원회가 2일 금융감독원·금융보안원·DAXA·주요 사업자와 회의를 열어 가상자산사업자의 지갑 운영과 준비금 현황을 점검했다. 이 회의에서 확인된 대응은 지갑 관리와 사고 대비 체계를 살피는 조치다.
결제 지연이 보안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타룬 치트라(Tarun Chitra) 건틀릿(Gauntlet) 최고경영자는 전통 금융의 오래된 시스템과 상시 대응의 어려움도 해킹에 취약한 지점이라고 지적했다. 결제 시간을 늦추는 방안과 함께 그 시간을 활용할 심사·대응 체계도 검토해야 한다는 뜻이다.

정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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