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공매도 제한 5차례 중 4차례, 조치 뒤 저점 기록
2008년 이후 다섯 차례의 공매도 제한 가운데 네 차례는 가권지수가 조치 후 약 3주 안에 저점을 기록했다. 다만 저점 시기만으로 규제 효과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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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금융감독관리위원회(FSC)가 2008년 이후 시행한 공매도 제한 다섯 차례 가운데 네 차례는 가권지수가 조치 후 약 3주 안에 저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제한 조치가 첫날 하락을 막지 못한 경우가 많았고, 2008년 전면 금지 뒤에도 지수는 추가 하락했다.
대만 매체 블록템포(BlockTempo)는 6일 장중 가권지수가 3만7837.05까지 밀려 3737.67포인트 하락한 가운데 과거 조치와 지수 흐름을 대조했다. 이번 급락은 미국 AI·반도체주 매도세와 맞물렸다고 전했다. 블록템포의 사례 분석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 먼저 판 뒤 나중에 사서 갚는 거래다. 대만 당국은 빌린 주식을 파는 거래에 적용되는 보증금 비율과 장중 주문 한도, 가격 규칙 등을 조정해 왔다.
증권사에서 주식을 빌릴 때 필요한 보증금은 통상 90%였고, 과거 조치에서는 100%·120%·130%로 높였다. 장중 차입 매도 주문 한도는 직전 30거래일 평균 거래량의 30%가 기본이었으며, 이를 20%·10%로 낮춘 적이 있고 2025년에는 3%까지 줄였다.
당일 종가가 3.5% 이상 하락한 종목은 다음 거래일에 전일 종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빌린 주식을 팔지 못하도록 한 규칙도 있다. 이 조치는 상장 주식과 대만 예탁증서의 차입 매도에 적용되지만, 투자자가 보유한 주식의 일반 매도와 선물 거래, 증권사의 워런트·시장조성 헤지 거래는 제한 대상이 아니다.
2008년 금융위기 때 대만 당국은 9월 22일부터 대만50·중형100·대만기술지수 구성 종목 등 150개 종목에 전일 종가 이하 공매도 금지를 적용했다. 10월 1일부터는 모든 종목의 공매도를 금지했다. 대만 행정원은 10월 12일 일일 가격제한 폭을 7%에서 3.5%로 줄이고 공매도 금지를 연말까지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대만 행정원의 2008년 조치 발표
2015년 8월 13일에는 보증금 비율을 90%에서 120%로 올렸고, 이후 전일 종가 이하 공매도도 제한했다. 해당 가격 제한은 9월 21일 해제됐다. 2020년에는 3월 19일부터 3개월간 장중 주문 한도를 30%에서 10%로 낮추고, 3.5% 이상 하락 종목의 다음 거래일 저가 공매도를 막았다. 주문 한도는 6월 10일 30%로 복귀했다.
2022년 10월 1일부터 장중 한도는 30%에서 20%로 낮아졌고 보증금 비율은 90%에서 100%로 높아졌다. 10월 12일 한도는 10%로 더 줄고 보증금 비율은 120%가 됐다. 10월 21일부터는 3.5% 이상 하락한 종목의 다음 거래일 저가 공매도를 제한했다. 전체 조치는 2023년 2월 24일 원래 수준으로 돌아갔다.
가권지수는 2022년 10월 25일 종가 1만2666.12로 저점을 기록했다. 첫 제한 조치 이후 약 3주가 지난 때였고, 3.5% 규칙 시행 이틀 뒤였다.
2025년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 뒤 대만 당국은 차입 매도 한도를 30%에서 3%로 줄이고 보증금 비율을 90%에서 130%로 올렸다. 조치는 4월 7일 시작돼 당초 4월 11일까지 시행될 예정이었다. 금융감독관리위원회는 4월 19일부터 제한을 기한 없이 연장했다. 제한은 5월 26일 원래 수준으로 돌아갔다.
가권지수의 2025년 최저 종가는 조치 시행 사흘째인 4월 9일 1만7391.76이었다. 제한 해제 전 마지막 거래일인 5월 23일 종가는 2만1652.24로 저점보다 24.50% 높았다. 대만 증권거래소의 지수 기록
2015년 제한 해제 직전 거래일인 9월 18일 가권지수 종가는 8462.14로 저점보다 14.19% 높았다. 2020년에는 제한 해제 직전인 6월 9일 종가가 1만1637.11로 저점보다 34.05% 높았다.
저점 시기에는 공매도 제한 외에 다른 정책과 시장 요인도 있었다. 2015년에는 국가안정기금이 증시에 투입됐고, 2020년에는 국가안정기금 투입이 승인된 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무제한 채권 매입을 발표했다. 2025년에는 국가안정기금 투입 결정과 미국의 상호관세 90일 유예 발표가 이어졌다. 이런 요인도 지수 흐름에 영향을 줄 수 있어 공매도 제한의 효과만 따로 판단하기 어렵다.
베버(Beber)와 파가노(Pagano)가 2013년 ‘Journal of Finance’에 발표한 연구는 2008년 전후 약 30개국의 공매도 금지를 비교했다. 연구진은 금지 조치가 유동성을 줄이고 새 정보가 가격에 반영되는 속도를 늦췄으며, 대체로 주가를 떠받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예외는 미국 금융주일 수 있다고 봤다. 연구 논문
대만 금융감독관리위원회는 2025년 조치가 기대한 효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위원회는 4월 19일 발표에서 조치 시행 뒤 해당 주 가권지수가 0.68% 하락하고 변동폭은 4.24%였다고 밝혔다. 직전 주에는 8.31% 하락하고 변동폭은 13.37%였다. 위원회는 5월 26일 주문 한도와 보증금 비율을 원래 수준으로 돌렸다. 대만 금융감독관리위원회 발표
공매도 제한이 새 대책에 포함될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금융감독관리위원회는 6일 오후 특별회의를 열어 증시 안정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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