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대에 가려진 기술주 기초체력 악화…"투자자, 가격 더 깐깐히 따질 것"
리치 번스타인은 기술주 급락의 배경으로 과도한 위험 투자와 기업 기초체력 악화를 지목하며 투자자들이 기업 가치와 자금 조달 조건을 더 엄격하게 평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술주 급락은 과도한 위험 투자와 선거 불확실성, 기업 기초체력 악화가 겹친 결과라는 진단이 나왔다. AI 수요에 대한 기대가 가려온 재무 부담이 드러나면서 투자자들이 기업 가치와 자금 조달 조건을 더 엄격하게 따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11월 6일(현지시간) 야후 파이낸스 인터뷰에서 리치 번스타인 야누스 헨더슨 글로벌 거시경제 총괄은 투자자들의 높은 위험 노출과 선거 이후 규제 불확실성, 기술기업의 재무상태 및 단기 실적 여건 악화를 주가 하락의 배경으로 꼽았다.
번스타인은 시장 민감도를 나타내는 베타와 차입을 활용한 투자 수준 등을 보면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에서 막대한 위험을 감수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선거 이후 정책과 규제 방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더해졌다는 것이다. 다만 데이터센터 규제는 연방정부보다 주정부 차원의 영향이 더 클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기술기업의 기초체력은 이미 나빠지고 있었지만, 투자자들은 끝없이 늘어날 AI 수요가 장기적으로 이를 상쇄할 것으로 기대했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번스타인은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장기 전망을 확신하기 어려워진 반면, 악화한 재무상태와 단기 사업 여건은 그대로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투자가 기업의 기초체력에 근거했다고 정당화하기 어렵다며, 가격 상승 흐름을 따라가는 모멘텀 투자의 위험을 강조했다. 번스타인은 "모멘텀 투자의 위험은 흐름이 언제 돌아설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라며 전속력으로 달리다가 발밑이 비어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협곡 아래로 떨어지는 상황에 비유했다.
다만 시장 전반으로 투자 대상이 넓어지는 흐름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번스타인은 당일 S&P 500의 11개 업종 가운데 10개가 시장 전체 수익률을 웃돌았고, 동일가중 지수가 시가총액가중 지수보다 선방했다고 짚었다. 그는 투자 관심이 소수 종목과 하나의 주제, 특정 업종에 집중됐던 상황을 거론하며 "시장의 저변이 넓어지는 것은 궁극적으로 경제에 매우 건전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선거 자체가 시장의 관심을 붙잡는 기간은 길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번스타인은 약 2주 뒤에는 중간선거보다 물가와 고용 등 경제지표가 중심에 설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물가나 고용이 예상보다 강하게 나와 연준이 금리 인상에 나선다면 시장이 또 다른 장애물에 직면할 수 있다며, 선거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다고 위험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번스타인은 대형 기술기업들이 주식시장뿐 아니라 특히 채권시장에서 거침없이 자금을 조달해왔다고 지적했다. 기업들이 조달 금리를 조금이라도 낮추기보다 확보할 자금 규모를 늘리는 데 집중해왔다는 설명이다. 그는 "투자자들은 채권이든 주식이든 더 까다롭게 고르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투자 기회를 더 현실적으로 평가하고 기업의 기초체력과 가격을 한층 신중하게 살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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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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