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갈등으로 유가 급등 공포가 커지는 가운데 블랙록 CEO 래리 핑크는 전쟁 종료 이후 공급 재개와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동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유가는 최근 브렌트유 기준 배럴당 약 119달러 수준까지 상승하며 시장 불안을 키우고 있다. 그러나 핑크는 이러한 움직임이 단기적인 지정학적 충격에 가깝다며 갈등이 해소될 경우 에너지 가격은 오히려 하락 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쟁 장기화 없을 것…유가 50달러 이하 가능”
래리 핑크는 최근 인터뷰에서 이란을 둘러싼 군사 충돌이 장기화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갈등이 종료될 경우 지정학적 긴장으로 위축됐던 석유 공급과 물류 흐름이 정상화되면서 에너지 시장의 공급 여건이 개선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이란의 석유 생산과 수출이 재개될 경우 글로벌 원유 시장의 공급 부담이 완화될 수 있으며, 이 경우 현재의 유가 상승은 일시적인 지정학적 충격에 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핑크는 이러한 흐름이 나타날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이하로 내려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월가 “오히려 에너지 가격 하락 압력”
월가 주요 분석가들도 이러한 시각에 일정 부분 공감하고 있다. 특히 핵심 변수로 지목되는 것은 호르무즈 해협을 비롯한 중동 주요 해상 운송로의 정상화 여부다.
중동 긴장이 고조될 경우 원유 운송 차질 우려로 유가에 지정학적 프리미엄이 반영되지만, 갈등이 완화되고 해상 물류가 정상화될 경우 이러한 프리미엄이 빠르게 축소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국제에너지기구(IEA) 회원국들은 공급 충격 대응을 위해 약 4억 배럴 규모의 전략 비축유 방출을 결정하고 이를 시행 중이다. 이는 신규 생산 확대가 아니라 비상 비축유를 시장에 공급하는 조치지만, 단기적으로는 유가 급등 압력을 완화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평가다.
여기에 인공지능과 자동화 확산으로 산업 생산성이 개선되고 일부 국가에서 에너지 수요 증가세가 둔화되는 흐름도 가격 상승 압력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미국 등 OPEC+ 외 산유국들의 생산 확대 역시 중장기적으로 공급 여건을 완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투자 전략도 ‘정반대’
이러한 전망은 투자 전략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현재의 지정학적 긴장 국면에서 에너지 업종에 대한 기대가 상당 부분 반영됐다고 보고 있다.
유가 하락이 현실화될 경우 항공과 물류 산업은 연료 비용 감소로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으며 소비재 기업 역시 운송비와 생산비 부담이 완화될 수 있다. 빅테크 기업도 데이터센터 운영과 공급망 비용 측면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에너지 기업들의 경우 현재 주가가 높은 유가 전망을 상당 부분 반영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중은 공포, 기관은 이후를 본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상황을 개인 투자자와 기관 투자자 간 시각 차이로 해석하기도 한다. 개인 투자자들은 지정학적 긴장과 단기 뉴스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반면 기관 투자자들은 갈등 이후 공급 구조 변화와 시장 재편 가능성에 더 주목하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이번 중동 긴장은 단기 가격 변동을 넘어 에너지 시장의 구조적 변곡점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갈등 이후 공급이 정상화되고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될 경우 현재의 유가 상승 공포는 다음 에너지 사이클에서의 가격 하락 가능성을 시사하는 신호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