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9월 16일 배럴당 102.43달러(약 13만9300원)로 거래를 마치며 전날보다 3.2% 하락했다. 같은 기간 미국 원유 재고를 놓고 미국석유협회(API)와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의 집계가 정반대로 나타나 하락 원인을 단일 재고 요인으로 설명하기 어려워졌다.
크립토브리핑(Crypto Briefing)은 WTI 선물 종가를 102.43달러로 제시했다. API는 9월 11일로 끝난 주간 미국 원유 재고가 710만 배럴 증가했다고 발표했으며, 시장 예상치는 약 160만 배럴 감소였다.
API 주간 통계는 정유사와 저장시설 등 업계 표본을 바탕으로 한 예비 자료다. API는 관련 주간 자료를 EIA 공식 통계보다 먼저 공개해 시장이 미국 수급을 가늠하는 초기 지표로 활용한다.
반면 EIA는 9월 11일 기준 미국 상업용 원유 재고가 전주보다 64만 배럴 감소한 4억2340만 배럴이라고 집계했다. EIA 주간석유현황보고서는 9월 16일 발표됐다.
API의 710만 배럴 증가와 EIA의 64만 배럴 감소 사이의 차이는 774만 배럴이다. API 수치만 보면 미국 내 원유가 예상보다 많이 쌓였다는 해석이 가능하지만, EIA 공식 집계는 재고 감소를 가리킨다.
이처럼 두 기관의 표본과 집계 방식이 다르면 같은 대상 주간에도 수치가 달라질 수 있다. 다만 이번 자료만으로는 API의 재고 증가가 WTI 하락을 일으켰다고 확정하기 어렵다.
가격 자체도 데이터 제공처에 따라 차이가 났다. 인베스팅닷컴의 마이크로 WTI 선물 일별 데이터에는 9월 16일 종가가 102.37달러(약 13만9200원), 등락률이 -3.27%로 표시됐다.
102.43달러와 102.37달러의 차이는 계약 종류나 정산 기준, 데이터 제공 시점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제공된 가격 자료만으로는 두 수치가 같은 기준 계약을 가리키는지 특정하기 어렵다.
이번 하락은 직전 거래일 급등 이후 나타났다. 가격이 단기간에 크게 움직인 만큼 재고 통계뿐 아니라 공급 차질 우려와 계약별 거래 흐름을 함께 봐야 한다.
AP는 사우디아라비아 동서 송유관이 드론 공격 이후 대부분 수주 동안 가동을 멈출 수 있다고 보도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동서 송유관 가동 중단 가능성에 관한 AP 보도는 이 송유관이 걸프 지역 원유를 홍해 연안으로 옮기는 대체 수송로라고 전했다.
송유관 가동 중단이 길어지면 사우디 원유 수출 차질 우려가 커질 수 있다. 다만 이 공급 차질 우려가 9월 16일 WTI 하락과 어떤 비중으로 연결됐는지는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원유 시장에서 API와 EIA는 서로 다른 역할을 한다. API는 먼저 공개되는 업계 예비 조사이고, EIA는 정부 기관이 수집한 자료를 바탕으로 발표하는 공식 주간 통계여서 시장은 두 수치를 구분해 해석한다.
미국 원유 재고 증가와 EIA 공식 집계의 차이가 유가 흐름을 바꾼 사례에서도 API 예비 집계와 EIA 공식 수치가 엇갈린 바 있다. 재고 전체가 늘었는지뿐 아니라 쿠싱 등 주요 인도 거점과 정제제품 재고가 어떻게 움직였는지도 가격 해석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번 사례에서 확인된 사실은 WTI가 9월 16일 3.2% 하락했고 API는 원유 재고 710만 배럴 증가를 제시했으며 EIA는 64만 배럴 감소를 집계했다는 점이다. 계약별 거래량과 정산 기준을 추가로 확인하기 전까지 재고 증가를 가격 하락의 단일 원인으로 확정하기는 어렵다.

강이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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