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디젤 평균 가격이 갤런당 6.51달러(약 8900원)까지 오른 가운데 주요 경제단체들이 디젤 수출 제한에 반대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연료 가격을 낮추기 위한 수출 제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 상공회의소,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 전미제조업협회(NAM), 미국석유협회(API) 등은 23일 공동서한에서 디젤 수출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면 연료 생산과 공급이 줄고 비용이 오를 수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수출 제한이 가격을 낮추기보다 반대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자동차협회(AAA) 자료를 인용한 CNBC는 미국 디젤 평균 가격이 24일(현지시간) 갤런당 6.51달러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1년 전보다 2.82달러 오른 수준이다.
디젤은 트럭 운송과 농기계에 널리 쓰인다. 가격 상승이 이어지면 운송·배송 비용과 농산물 운송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디젤 가격 상승은 미국 내 연료 공급뿐 아니라 국제 시장의 공급 차질과도 맞물려 있다.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으로 러시아의 디젤 수출이 줄었고, 중동에서는 이란과 후티 세력의 공격으로 정유시설과 유조선 운항이 영향을 받고 있다.
러시아 디젤 수출이 수년래 저점권으로 줄었다는 분석은 국제 디젤 공급 불안을 다룬 바 있다. 미국의 수출 제한 논의는 이런 대외 공급 압박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은 22일 유엔 총회 참석 중 “디젤을 해외로 보내지 말자고 말해 왔다”고 말했다.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 미국 재무장관은 “전면 또는 부분 수출 제한이 가능한지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정제 능력을 고려해 정책의 실현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는 뜻이다.
수출 제한 논의는 공화당 내부의 정치적 압박과도 연결돼 있다. 아이오와 등 농업 비중이 큰 지역의 공화당 의원들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연료 가격을 낮출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연료 수출 제한은 미국 내 공급을 늘리는 효과를 노린 정책이다. 다만 수출이 막히면 해외 판매를 포함해 생산량을 조정하는 정유업체의 수익성이 낮아질 수 있고, 기업단체들은 이 과정에서 장기적으로 국내 공급도 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정유사는 디젤뿐 아니라 휘발유와 항공유 등 여러 제품의 생산 흐름을 함께 조정한다. 따라서 특정 제품의 수출만 제한할 경우 다른 연료의 공급과 가격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정책 검토 대상이 되고 있다.
크리스 라이트(Chris Wright) 미국 에너지장관은 “전면적인 디젤 수출 금지는 논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국 내 디젤 공급 확대와 휘발유·항공유 흐름 유지를 함께 검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CNBC는 에너지 전문가들이 디젤 수출 금지가 일부 미국 지역의 디젤 가격을 단기간 낮출 수 있지만 효과가 오래가지 않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고 보도했다. 정유업체가 생산을 줄이면 초기 가격 하락 뒤 공급 부담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논리다.
트럼프 행정부는 전면 금지 대신 부분 제한이나 공급 확대 방안을 선택할 수 있다. 수출 제한의 최종 형태와 시행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최윤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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