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텐도 스위치 2, 고가 논란에도 ‘1억 대 클럽’ 예약?

닌텐도가 출시를 앞두고 있는 차세대 콘솔 ‘닌텐도 스위치 2’가 1억 대 판매 고지를 넘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고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세대 간 브랜드 파워와 가족 친화적인 콘셉트가 압도적인 흡입력을 발휘할 것이란 분석이다.

트립 호킨스(Trip Hawkins) 전 일렉트로닉 아츠(EA) 창업자는 최근 발표한 에세이에서 닌텐도 스위치 2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해당 기기가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는 닌텐도의 다세대 브랜드 영향력을 바탕으로 적어도 1억 대 이상 팔릴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는 닌텐도 DS, 게임보이, Wii, 스위치에 이어 다섯 번째로 1억 대 클럽에 진입하는 콘솔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번에 공개된 닌텐도 스위치 2는 6월 5일 출시 예정이며, 가격은 $449(약 65만 원)로 책정됐다. 게임 타이틀 가격도 $80(약 11만 5,000원)까지 오르면서 팬 사이에서 ‘과도한 가격’이라는 비판이 제기됐지만, 호킨스는 “아이폰보다는 저렴하고 가족 간의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하는 데 있어서 더 큰 가치를 전달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놀이기구를 사주는 감각으로 부모들이 자녀를 위해 구입할 수 있는 제품”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또한 닌텐도의 브랜드가 “자녀 세대를 넘어 부모와 조부모 세대까지 아우르는 보기 드문 팬층을 확보했다”며, 마리오, 젤다, 포켓몬 등 독점 IP의 영향력이 콘솔 판매를 뒷받침해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스타워즈처럼 아이 때 접한 브랜드로 평생 이어지는 사례가 매우 드문데, 닌텐도는 그런 유일한 존재”라고 평했다.

한편 호킨스는 세계적인 디지털 게임 생태계 확장 속에서 닌텐도가 메타버스 트렌드에 대응할 포텐셜도 충분하다고 봤다. 그는 Roblox, 마인크래프트, 포트나이트 같은 창작 기반 생태계와의 경쟁 가능성을 언급하며 “포켓몬이나 동물의 숲처럼 창의성과 경제 활동이 결합된 게임을 중심으로 닌텐도식 창작자-소비자 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동시에 그는 “스마트폰이 어린이들의 첫 게임 경험 진입점이 된 시대에, 닌텐도가 시장의 주도권을 지키기 위해 더 빠르게 진화해야 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고가의 하드웨어를 너무 오랫동안 유지할 경우, 경쟁 플랫폼 대비 시각적으로 뒤처진 이미지를 줄 수 있다는 우려다.

또한 그는 과거 세가가 하드웨어 시장에서 철수하고 소프트웨어 배급에 집중했던 것처럼, 닌텐도 또한 IP의 확보 능력을 기반으로 플랫폼 바깥에서도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닌텐도는 타사와 달리 절대적인 독점 자산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독자 플랫폼을 유지할 역량이 충분하다고 봤다.

호킨스는 인터뷰를 통해 현재 다수의 게임 스타트업에도 자문을 제공하고 있으며, 특히 AI 기반 실시간 그래픽 기술, 웹3와 브라우저 기반 크로스플랫폼 게임 등 차세대 게임 산업에 무게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래의 메타버스가 굳이 특수 장비를 착용하지 않아도 대중적인 형태로 구현 가능하다”며, 실시간 상호작용 중심의 경제 시스템 도입이 게임 산업의 트릴리언(1조) 달러 시대를 여는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닌텐도 스위치 2는 단순한 업그레이드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게임 생태계와 세대 간 연결을 단단하게 구축하려는 닌텐도의 철학을 반영한 전략적 제품이라는 점에서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고가 전략이 단기적 장벽은 될 수 있지만, 오히려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가족 단위 소비층을 적극적으로 겨냥한 새 모델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