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XC Ventures 리서치팀에 따르면, 최근 주목받고 있는 실물자산 토큰화(RWA) 시장 규모로 자주 인용되는 '1,850억 달러' 수치에는 심각한 착시가 숨어 있다. 토큰화가 금융 혁신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그 실체는 아직까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시장 규모의 대다수는 스테이블코인, 특히 테더(USDT)와 서클(USDC) 같은 법정화폐 기반 디지털 자산이 차지하고 있다. 전체의 약 90% 이상이 이에 해당하며, 이는 실질적 자산 토큰화라기보다 가상자산 생태계 내 결제나 헷지를 위한 용도로 활용되는 것이다. 국채·부동산·사모 대출 등 실제 자산 기반 토큰화 자산은 약 150억~200억 달러 수준에 불과하며, 이는 글로벌 금융 자산 전체 규모 대비 극히 작은 비중이다.
일부 언론에서 강조하는 RWA 시장의 빠른 성장률 역시 '기저 효과'에 의한 과대 평가라는 비판이 나온다. 예를 들어, 국채 토큰화 시장이 최근 40억 달러로 성장하며 연간 큰 폭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이는 기존 시장 규모가 사실상 '제로'에 가까웠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미국 국채 시장 전체가 약 27조 달러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현재 토큰화 비중은 불과 0.015%에 지나지 않는다.
RWA 토큰화의 핵심 가치로 자주 언급되는 '소액 투자 가능(분할 소유)', '24시간 거래', '즉각 결제' 등의 장점도 실제 금융 시스템에 적용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부동산이나 채권처럼 본질적 유동성이 낮은 자산을 24시간 거래 가능한 토큰으로 바꾼다고 해도 거래 빈도나 유동성이 자동적으로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유동성 파편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또한, 결제 과정을 빠르게 만들기 위한 블록체인 기술의 도입도 법적·규제적 장벽에 가로막힌다. 현재 금융 시스템에서 결제 주기가 존재하는 이유는 단순히 기술 문제 때문이 아니라, 자금세탁방지(AML)나 법적 결제 완결성 확보 등의 절차적 요건 때문이다. 블록체인이 원장 업데이트 속도를 높여도 이러한 법적 검증 단계를 통과하지 못하면 결제 시간 단축 효과는 제한된다.
기술 외적인 구조적 한계도 명확히 존재한다. 특히 오프체인 자산의 진위 여부를 블록체인과 연동하려면 반드시 신뢰할 수 있는 오라클(Oracle) 시스템, 감정평가사, 수탁 기관 등의 중개자가 필요하다. 이는 블록체인이 지향하는 탈중앙화 및 신뢰 불필요(trustless) 시스템 철학과 충돌한다. 또한 자산 소유권에 대한 법적 분쟁 시 블록체인 기록이 아니라 등기서류나 법적 문서가 우선된다. 현재로선 토큰은 법적 권리를 부여하는 보조적 수단일 뿐이라는 한계가 존재한다.
RWA 토큰화를 통해 자산 투자가 대중화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장밋빛 전망에 불과할 수 있다. 대부분의 토큰화 자산은 증권법의 적용을 받으며, 투자자는 적격 요건을 충족해야만 참여할 수 있다. 이는 기존 사모 펀드와 유사한 고진입 장벽을 유지할 것이란 의미다.
이러한 구조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초대형 기관들이 RWA에 주목하는 배경은 분명하다. MEXC Ventures 분석에 따르면, 블랙록과 JP모건 등은 블록체인을 통해 금융산업을 전복하기보다는, 낡은 백오피스 시스템을 효율화하고 결제 오류 및 운영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수단으로 토큰화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토큰화는 기술 혁명보다도 '운영 혁신'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결론적으로 RWA 토큰화는 단기간에 모든 실물 자산을 온체인으로 옮기는 미래는 아닐 수 있다. 오히려 제도권 금융 인프라 안에서 규제와 법적 안전성을 확보하며, 천천히 스며드는 방향으로 진화할 가능성이 높다. 산업 전반에 필요한 것은 수치가 아닌, 실제 효용과 신뢰 수준을 높이는 실질적인 기술·제도적 융합이라는 점이 강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