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넘어 주식·ETF로…멕시벤처스(MEXC Ventures), 거래소 경쟁축으로 AI·24시간 유동성 지목

암호화폐 거래소의 경쟁 무대가 코인 상장에서 주식·상장지수펀드(ETF)·토큰화 자산을 아우르는 ‘멀티에셋 플랫폼’으로 넓어지고 있다. 멕시벤처스(MEXC Ventures)는 TOKEN2049 싱가포르 분석 보고서를 통해 주요 거래소의 전략이 전통금융과의 융합, 인공지능(AI)을 통한 거래 실행, 24시간 유동성 확보로 수렴했다고 진단했다. 상품의 종류를 늘리는 동시에 AI 에이전트가 이용자의 지시를 실제 주문으로 연결하는 구조가 새로운 경쟁축으로 떠올랐다는 분석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6년 10월 7~8일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에서 열린 행사에는 160개국, 7,000여 개 기업에서 약 2만5,000명이 참석했다. 500여 개 부스와 300여 명의 연사, 1,000건이 넘는 사이드 이벤트에서 거래소들은 멀티에셋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주요 의제로 제시했다. 어떤 암호화폐를 상장하느냐보다 전통 자산을 기존 거래 환경에 얼마나 자연스럽게 결합하느냐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실물자산 토큰화 시장의 확대가 있다. 보고서가 인용한 RWA.xyz 자료에서 스테이블코인을 제외한 토큰화 실물자산(RWA) 규모는 9월 말 380억 달러를 넘어섰다. 행사 둘째 날에는 블랙록·피델리티·프랭클린템플턴·모건스탠리·ICE 관계자들이 토큰화 논의에 참여했다. 나스닥 최고경영자 아데나 프리드먼은 24시간 시장을 주제로 대담했고, 초청제로 신설된 기관 트랙에서는 금융업계 관계자 약 200명이 비공개 논의를 진행했다.
거래소별 접근법에는 차이가 있었다. 빙엑스는 AI 도구와 24시간 거래를 멀티에셋 플랫폼의 구성 요소로 내세웠다. 보고서는 빙엑스가 행사 직후인 10월 13일 알파카 연동을 통해 미국 주식·ETF 7,000종 거래를 출시했다고 전했다. 게이트는 이용자 6,100만 명, 암호화폐 5,300종, 주식·ETF 1만2,800종이라는 자체 공개 수치를 앞세워 다양한 자산과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이라는 방향을 강조했다.
오케이엑스는 거래·온체인 시장·인텔리전스·금융을 중심으로 제품 전략을 소개했다. 행사 전날 별도 콘퍼런스를 열어 신제품을 시연하는 등 온체인 생태계 확장에 무게를 뒀다. 바이낸스는 기관 시장에 집중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리처드 텅 공동 최고경영자는 프랭클린템플턴과 캔톤 관계자들이 참여한 세션에서 토큰화 자산, 글로벌 유동성, 온체인 결제를 논의했다. 개인투자자를 위한 멀티에셋 플랫폼 확장과 기관용 금융 인프라 구축이 서로 다른 경로로 진행되는 모습이다.
멕시벤처스(MEXC Ventures)는 보고서에서 MEXC와 크라켄 모회사 페이워드의 공동 패널을 플랫폼 간 협업 사례로 소개했다. MEXC 최고경영자 부가르 우시 자데와 페이워드 공동 최고경영자 아르준 세티는 상시 거래가 작동하려면 자산과 담보를 효과적으로 연결하는 인프라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각사가 보유한 인프라, 시장 접근성, 개인투자자 유통망을 결합하는 방식도 논의됐다.
멀티에셋 플랫폼에 대한 수요는 보고서가 인용한 거래 지표에서도 나타났다. 한 거래소의 크로스에셋 리서치에서 전체 선물 거래량 중 전통금융 자산 비중은 6월 11.5%에서 8월 22.9%로 상승했다. 토큰화 주식 거래량의 49.2%는 미국 정규장 밖에서 발생했다. 다만 특정 거래소의 수치인 만큼 시장 전체로 일반화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해당 사례는 전통 자산을 암호화폐 거래 환경에서 이용하려는 수요와 정규장 외 거래 수요를 보여주는 지표로 읽힌다.
AI의 역할도 정보 제공에서 ‘주문 실행’으로 이동했다. MEXC는 이용자가 일상 언어로 입력한 거래 지시를 AI 에이전트가 주문으로 연결하는 체험을 운영했다. 빙엑스 역시 AI 도구를 멀티에셋 플랫폼 전략에 포함했다. 보고서는 외부 AI가 거래 기능에 접근하도록 지원하는 개방형 구조와 자체 애플리케이션 안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조가 병행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세 요약을 넘어 거래 권한을 다루는 단계로 진입하면서 이용자 확인과 권한 회수 기능의 중요성도 커졌다.
24시간 거래를 지탱할 유동성은 또 다른 과제다. 거래 시간을 연장해도 장외 시간에 충분한 매수·매도 주문이 확보되지 않으면 안정적인 가격 형성이 어렵다. 멀티에셋 플랫폼이 자산군을 확장할수록 담보 이동과 시장 간 연결을 뒷받침하는 체계가 중요해지는 이유다. 보고서는 나스닥의 상시 거래 논의와 거래소 간 담보 연결 패널이 모두 이러한 인프라 문제를 다뤘다고 해석했다.
상품 확대에 맞춘 보안과 규제 대응도 실행력을 가를 요소로 제시됐다. 보고서는 빙엑스가 1억5,000만 달러 규모의 실드 펀드와 100% 준비금 증명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토큰화 주식과 주식 연계 파생상품은 상품 구조와 제공 지역에 따라 검토해야 할 규제 조건이 다르다는 점도 짚었다. 멀티에셋 플랫폼의 경쟁력을 판단하려면 제공 자산 수뿐 아니라 실제 이용 가능한 상품과 고객 보호 체계를 함께 살펴야 한다는 취지다.
멕시벤처스(MEXC Ventures)는 향후 관전 포인트로 미국 주식 상품 출시 이후의 거래량·보유자 수, AI 에이전트의 주문 권한 관리, 보안·규제 변수가 사업 확장에 미치는 영향을 꼽았다. TOKEN2049에서 드러난 멀티에셋 플랫폼 전환은 이제 제품과 이용 실적으로 검증받을 단계에 들어섰다. AI를 통한 거래 실행과 24시간 유동성 확보가 실제 서비스에서 얼마나 안정적으로 구현되는지가 거래소 간 경쟁의 다음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이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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